부산항에서 발견된 ‘살인 개미’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검역·항만당국이 굴착작업 등에 나서고 있지만 ‘여왕개미’가 발견되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다.
부산항만공사(BPA)는 살인 개미로 알려진 ‘붉은 독개미’의 확산 방지를 위해 굴착기와 방수용 도료, 안전장비 등을 동원해 3일 오후 1시부터 감만부두 내 컨테이너 야적장 주변에 대한 땅파기 작업을 벌였으나 ‘여왕개미’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4일 밝혔다.
붉은 독개미의 확산 가능성을 쥐고 있는 여왕개미를 발견하기 위해 작업인부들은 길이 45m, 폭 8m 구역을 정해 아스팔트를 걷어 내고 깊이 5m까지 굴착작업을 했다.
앞서 작업인부들은 야적장에 있던 컨테이너는 소독을 거쳐 다른 곳으로 옮기고, 야적장 위에 노란색 특수 페인트로 경계선을 만들어 혹시 모를 붉은 독개미의 이동을 차단했다.
또 땅파기 작업이 이뤄진 곳에 약제를 뿌리고 야적장 전역에는 독개미를 유인하는 트랩 163개를 설치했다. 트랩에는 개미를 유인하는 물질이 들어 있다.
당국은 오는 12일까지 관계부처 합동으로 해당 야적장 전체를 일제 조사해 붉은 독개미 군집 서식 여부를 파악할 방침이다.
부산항에서는 지난달 28일 감만부두 2선석 컨테이너 적재장소에 깔린 아스팔트 틈새에서 붉은 독개미 25마리가 발견됐다.
이에 검역·항만당국은 비상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독개미가 발견된 곳의 아스팔트를 걷어낸 결과 독개미 1000여 마리가 있는 개미집을 추가로 발견해 제거했다. 비상대책본부는 추석 연휴에도 가동되고 있다.
대책본부는 상황발생에 따른 대책 수립·예산 및 인력 지원 등을 담당하는 총괄지원반, 현장모니터링·방역·출입통제 등을 수행하는 현장대응반과 관계기관과의 협력·정확한 정보 제공 등의 대외협력반으로 구성, 현장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붉은 독개미 발생 지역에 대한 출입 통제 시설을 설치하고 검역당국의 검역·반출입 컨테이너에 대한 철저한 검사·서식 예상지역내 잡초 및 흙 제거 등 응급조치를 지원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전국 항만에 대해서도 예찰 활동 강화 등 대책을 수립·시행하도록 지시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부산항이 전 세계 각 지역의 화물이 드나드는 세계적인 항만임을 감안, 붉은 독개미와 같은 유사한 해충이 언제든지 유입될 수 있다고 보고 관련당국의 근원적인 해결 방안 마련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맹독성 붉은 독개미(Red imported fire ant)는 몸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어 날카로운 침에 찔리면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하면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 증상을 유발한다.
북미에서는 한 해 평균 8만 명 이상 붉은 독개미에 쏘이고 100여명이 사망해 ‘살인 개미’로 불리기도 한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항 ‘살인 개미’ 확산방지 총력전...‘여왕개미’ 찾기 안간힘
입력 2017-10-04 1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