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세계 물리학계는 중력파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는 소식에 흥분에 휩싸였다. 당시 연구팀에서 중력파를 확인한 킵 손 캘리포니아공대(캘텍) 명예교수 등 3명에게 3일(현지시간)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영예가 주어졌다. 중력파 확인 사실을 발표한 지 약 1년 8개월만이다.
중력파는 무엇이고, 어떤 점이 중요해서 과학계가 열광하는 걸까.
중력파는 별의 폭발 등 질량이 큰 물체의 급변으로 인한 에너지의 변화가 파장으로 나타난 것이다. 태양계에 지구나 달 등의 천체는 평소 질량에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먼 우주에서 별이 폭발하거나 블랙홀이 충돌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면 별의 질량에 큰 변화가 나타난다. 이는 시공간이 일그러지는 효과로 이어지고 이런 변화가 중력파로 검출되게 된다.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을 통해 1916년 존재를 처음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까지 약 100년간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고급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라이고·LIGO)’의 연구단이 발견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 (오차 감안한 범위 32∼41배)와 29배(오차 감안한 범위 25∼33배)인 블랙홀 두 개가 지구로부터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13억 년 전은 지구에 원시 생명체밖에 없던 시절이다.
이처럼 중력파는 아주 오래 전 우주에서 발생한 사건의 정보도 전달해 줄 수 있다. 중력파의 존재의 발견은 블랙홀의 생성, 천체 생성과 작동 원리 등 우주 탄생의 많은 비밀을 알아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중력파는 다른 물질과의 상호 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초기 우주를 연구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라이너 바이스(85)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명예교수, 배리 배리시(81) 캘리포니아공과대학(캘텍) 교수, 킵 손(77) 캘텍 명예교수 등 3명을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