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물리학상 연구 주제, ‘중력파’는 무엇?

입력 2017-10-03 20:10
두 블랙홀이 하나의 블랙홀로 합쳐지는 충돌 직전 상황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한 모습(왼쪽 사진). 이 과정에서 방출된 중력파를 확인한 고급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LIGO) 연구진에게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영예가 돌아갔다. 캘리포니아공대(캘텍) LIGO연구소 홈페이지, LIGO 연구그룹 제공

지난해 2월 세계 물리학계는 중력파의 존재가 처음으로 확인됐다는 소식에 흥분에 휩싸였다. 당시 연구팀에서 중력파를 확인한 킵 손 캘리포니아공대(캘텍) 명예교수 등 3명에게 3일(현지시간)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영예가 주어졌다. 중력파 확인 사실을 발표한 지 약 1년 8개월만이다. 

중력파는 무엇이고, 어떤 점이 중요해서 과학계가 열광하는 걸까.

중력파는 별의 폭발 등 질량이 큰 물체의 급변으로 인한 에너지의 변화가 파장으로 나타난 것이다. 태양계에 지구나 달 등의 천체는 평소 질량에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먼 우주에서 별이 폭발하거나 블랙홀이 충돌하는 등의 사건이 발생하면 별의 질량에 큰 변화가 나타난다. 이는 시공간이 일그러지는 효과로 이어지고 이런 변화가 중력파로 검출되게 된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왼쪽)이 100년 전 예견한 중력파의 실체를 확인한 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라이고·LIGO) 연구진에게 올해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영예가 주어졌다. 오른쪽 사진은 거대 블랙홀 2개가 충돌해 새 블랙홀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중력파가 생성되는 매커니즘을 미 항공우주국(NASA)이 3차원 영상으로 만들어낸 조감도. NASA 홈페이지

중력파는 아인슈타인이 일반상대성 이론을 통해 1916년 존재를 처음 예측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까지 약 100년간 발견되지 않았다. 지난해 2월 ‘고급레이저 간섭계 중력파 관측소(라이고·LIGO)’의 연구단이 발견한 중력파는 태양 질량의 36배 (오차 감안한 범위 32∼41배)와 29배(오차 감안한 범위 25∼33배)인 블랙홀 두 개가 지구로부터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충돌해 합쳐지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13억 년 전은 지구에 원시 생명체밖에 없던 시절이다.

이처럼 중력파는 아주 오래 전 우주에서 발생한 사건의 정보도 전달해 줄 수 있다. 중력파의 존재의 발견은 블랙홀의 생성, 천체 생성과 작동 원리 등 우주 탄생의 많은 비밀을 알아내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된다. 중력파는 다른 물질과의 상호 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초기 우주를 연구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3일(현지시간) 라이너 바이스(85)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 명예교수, 배리 배리시(81) 캘리포니아공과대학(캘텍) 교수, 킵 손(77) 캘텍 명예교수 등 3명을 올해 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