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라이벌로 부상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가 오는 22일 중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고이케 지사는 지난달 신당 ‘희망의당’을 만들고 제1야당 민진당을 사실상 흡수 합병해 이번 선거를 자민당과의 양자대결 구도로 만들었다.
3일 가고시마현 청사를 방문한 고이케 지사는 “출마 가능성이 몇 %도 없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100% 없다. 도지사로 확실히 해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도지사직에서 중도하차할 뜻이 없음을 수차례 밝혔다. 하지만 정치적 파워가 워낙 강해진 탓에 차기 총리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로 대중적 인기가 높은 고이즈미 신지로 자민당 수석 부간사장도 최근 “나는 고이케씨가 선거에 나왔으면 좋겠다. 고이케씨가 나와서 싸워야 유권자 입장에서도 알기 쉬운 구도”라고 말했다. 그는 “선거는 기가 죽어선 안 된다. 고이케씨가 나올까봐 벌벌 떨고 있으면 자민당은 끝”이라며 전의를 불태웠다.
이에 대해 고이케 지사는 “신지로씨 등이 놀려대고 있지만 고이즈미 전 총리가 나한테 ‘도지사로서 힘내라’고 하는 걸 보면 부자(父子)간에 약간 생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