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교통사고 4년간 61% 늘어…“노면 표시 시인성 높여야”

입력 2017-10-03 16:06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일수록 중상자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시급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일 경찰청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교통사고는 2012년 1만5190건에서 지난해 2만4429건으로 60.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건수는 22만3656건에서 22만917건으로 줄었다. 20~40대 교통사고는 감소했지만, 50대 이상 교통사고는 늘고 있는 추세다. 고령 인구 증가하면서 노인이 가해자인 교통사고도 함께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대형 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교통사고 1건당 중상자 수는 40대 운전자의 교통사고의 경우 0.48명이었지만, 65세 이상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0.78명이었다.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 이유는 중앙선 침범이 많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저연령층에서 중앙선 침범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는 줄어드는 데 반해 노인 운전자의 중앙선 침범 사고는 증가하는 추세다. 2015년 기준으로 연령대별 면허소지자 수를 고려하면 65세 이상 운전자의 중앙선 침범 교통사고 발생 빈도는 다른 연령대의 2배에 가깝다.

노인 운전자의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험연구원 이정택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노인 운전자의 인지 능력을 고려해 노면표시와 교통표지판의 시인성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고령 운전자의 인지능력을 구체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적성검사를 개발하고 고령운전자에 대한 적성검사 주기를 연령별로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정부는 75세 이상 운전자는 운전면허 갱신 주기를 5년에서 3년으로 줄이고 교통안전 교육을 의무화하도록 하는 대책을 발표했지만, 관련 법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