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잠긴 베이거스…“비극과 마주하려면 서로 뭉쳐야”

입력 2017-10-03 13:55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 임시로 마련된 총기난사 희생자 가족 보호센터 앞에서 두 여성이 울면서 끌어안고 있다. AP뉴시스

“오늘 우리는 무거운 마음으로 여기에 모였습니다. 우리는 서로 힘을 합하고 예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시청에서 열린 총기난사 희생자 추모 기도회에서 트로이 마르티네즈 목사가 이 같이 말했다. 전날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의 한 객실에서 호텔 아래 콘서트장을 향한 무차별 총격으로 최소 59명이 숨지고 527명이 다쳤다.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난사 사건으로 기록됐다.

2일 라스베이거스 스트립에 있는 가디언 에인절 대성당에서도 추모 기도회가 열렸다. 가톨릭뿐 아니라 이 지역 개신교, 유대교, 무슬림 지도자들도 참석했다. 또 전날 총탄이 소나기처럼 쏟아지던 콘서트장에 있다가 목숨을 건진 사람들 중 일부도 기도회에 동참했다.

라스베이거스교구의 조 페페 주교는 “오늘밤 우리가 이렇게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이런 비극과 마주하려면 우리는 서로가 필요합니다”라고 말했다.

딸의 친구가 사건 현장에서 겨우 살아나왔다는 토비 토머스는 “지난밤 우리가 그 콘서트장에 있었을 확률은 50대 50이었다”며 “너무나 충격적이고 무섭고 슬퍼서 하루 종일 누워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