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가 시작된 가운데 박근혜(65) 전 대통령은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쓸쓸히 추석을 맞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개천절인 3일 박 전 대통령은 여느 일과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6시30분 교도관 점호를 받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오전 7시에 아침식사를 한다. 이날 특식으로는 옥수수가 나온다. 추석 당일인 4일에는 송편이 특식으로 배식되고, 한글날인 9일에는 맛밤이 나올 예정이다.
박 전 대통령이 수용된 독방에는 TV도 비치돼 있다. 평일에는 오후 4∼9시 법무부 ‘보라미 방송' 채널을 통해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등을 볼 수 있다. 보라미 방송은 연휴를 맞아 7일간 하루에 한 편씩 특선영화도 편성했다. 2∼8일에 아이언맨2, 아이언맨3, 국제시장, 신비한 동물사전, 명량, 기술자들, 부산행 순으로 방송된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독방에서 일절 TV를 켜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추석 차례를 지내기도 어렵다. 추석 당일 서울구치소를 비롯한 전국 52개 교정시설 수용자들은 합동차례를 지낼 예정이지만 박 전 대통령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미결수여서 참석이 불가능하다. 교정당국은 공범끼리 접촉할 것을 우려해 형이 확정된 기결수만 합동차례에 참석토록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연휴기간 동안 외부인 접견도 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울구치소는 2일과 7일 수용자들이 외부인 접견을 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동생 박근령(63) 전 육영재단 이사장과 박지만(59) EG 회장 등 가족도 접견 거부 명단에 올려놓은 상태다.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도 토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에는 변호인 접견이 안된다는 원칙에 따라 만남이 제한된다.
서울구치소는 연휴기간에 수용자들이 잠시 바깥바람을 쐴 수 있도록 모포털이를 할 계획이다. 운동장에서 20분 가량 모포를 털며 스트레스를 날릴 시간을 주는 것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마저도 안전 문제 때문에 다른 수용자와 별도의 시간에 혼자 해야 한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