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난아기에게 황달 증상이 있었음에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기도만 하던 미국의 한 부부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랜싱 스테이트 저널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사는 조슈아(36)와 그의 아내 레이첼(30)은 살인 혐의로 다음달 법정에 선다. 부부는 지난 2월에 태어난 딸 아비가일이 황달을 앓았지만 병원에 데려가지 않아 사흘 만에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부부는 황달 증세를 보이는 딸을 병원에 데려가는 대신 기도를 시작했다. 개신교 신자로 알려진 이들은 주위 사람들에게 기도만으로 아이를 살릴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신선한 공기를 쐬게 해주겠다며 피부색이 완전히 변한 딸을 창틀에 내놓기까지 했다.
부부의 집에 방문한 조산사는 이들에게 “아이의 얼굴이 누렇게 떴다”며 “황달이 심해지면 뇌 손상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엄마인 레이첼은 “아기는 괜찮아질 것”이라며 “신은 실수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부부는 끝내 딸의 치료를 거부했고 결국 아비가일은 태어난 지 사흘 만에 숨졌다.
부부는 딸이 사망한 뒤에도 같은 교회에 다니는 친구들을 집으로 불러 “딸을 부활시키겠다”며 기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집에 도착했을 때 숨진 아비가일과 세 명의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기도를 하는 것이 목격됐다.
경찰은 부부를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보석금 약 8600만원을 내고 구치소에서 풀려난 부부는 다음달 5일 첫 재판을 받는다. 현지 법조계에서는 이들의 죄가 인정되면 최소 징역 15년이 선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