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소유 천국’ 네바다…총격범 패독, 23정 이상 소지

입력 2017-10-03 10:19 수정 2017-10-03 13:23
총기난사 사건이 벌어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 옆 콘서트장에서 2일 수사관들이 시신 1구를 옆에 두고 물품을 트럭에 싣고 있다. AP뉴시스

지난 1일 발생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대학살은 네바다주의 ‘총기 무(無)규제’ 때문에 가능했다. 이곳에서는 성인이면 누구나 손쉽게 총기를 구해 갖고 다닐 수 있다.

전미총기협회(NRA)에 따르면 네바다주에선 라이플(소총), 샷건(산탄총), 권총을 구입하거나 소유하는 데 따로 허가가 필요하지 않다. 각종 화기(火器)를 공공장소에서 자유롭게 들고 다닐 수 있다. 다른 주(州)에서 금지된 공격용 총기나 소음기도 네바다 주민들은 살 수 있다.

이번 총기난사에 사용된 기관총은 미 연방법상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지만, 1986년 5월 이전에 제조되고 연방정부에 등록된 기관총은 소지가 가능하다.

이번 사건 용의자 스티븐 패독(64)이 갖고 있던 총기는 최소 23정이라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패독은 마치 저격수처럼 호텔 객실 창가에 삼각대 2대를 놓고 호텔 아래 콘서트장의 관중을 향해 사격했다.

미국에서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총기 규제 이야기가 나오지만 항상 무위로 끝났다. 민주당 소속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라스베이거스와 같은 비극은 너무 많이 일어났다. 우리는 총기 사고는 중단시킬 방법에 대해 논의해야 한다. 지금 당장”이라는 트윗을 올렸다. 그러나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을 하나로 모으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총기 규제 논쟁은) 지금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