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바르셀로나가 카탈루냐 독립 투표를 인정하지 않은 스페인 중앙 정부를 비난했다.
바르셀로나는 1일(현지시간) 구단 공식 성명을 통해 “우리는 카탈루냐 시민의 표현의 자유가 탄압된 소식을 들었다"며 "민주적 권리를 막기 위해 벌인 사건들을 강하게 비난한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카탈루냐 독립 투표가 진행됐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과반수가 찬성하면 48시간 내로 독립을 선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카탈루냐 독립 투표를 인정하지 않았고, 투표를 제제했다. 전날 투표소 1300곳을 봉쇄했다. 또 투표 당일엔 투표 용지와 투표함을 압수했다. 이에 반발한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고, 337명이 부상당했다. 그러자 카탈루냐주의 클럽인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중앙 정부에 일침을 가한 것이다.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 노우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 라스 팔마스의 프리메라리가 경기는 바르셀로나의 3대 0 완승으로 끝났다. 리오넬 메시는 2골 1도움으로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는 관객이 1명도 없는 가운데 치러졌다. 바르셀로나는 투표일가 겹친 이날 홈 경기 일정을 변경해 줄 것을 프리메라리가 측에 여러 차례 요청했다. 하지만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카탈루냐 시위대는 경기가 강행되면 그라운드에 난입해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시작 25분 전 바르셀로나 구단은 무관중 경기로 치르기로 했다. 경기장 앞에 도착한 수천 명 관중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 바르셀로나는 보안 우려 때문이 아니라 경기 연기를 불허한 프리메라리가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무관중 경기를 진행했다. 라스 팔마스 선수들은 유니폼에 스페인 국기를 단 채 경기를 했다. 카탈루냐의 독립에 맞서 하나의 스페인을 지지한다는 의미였다.
반면 같은 날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는 홈팀 레알 마드리드가 에스파뇰을 2대 0으로 꺾었다. 마드리드는 홈 관중에게 스페인 국기를 나눠 줬다. 관중은 스페인 국기를 흔들며 국가를 부르며 카탈루냐 독립 반대 시위를 벌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