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정주행 추천, ‘케미’만으로도 재밌었던 완결 예능들

입력 2017-10-01 00:01
사진 = tvN 예능 '더 지니어스:게임의 법칙’ 캡쳐

장수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런닝맨’이 오랜 시간 살아남은 비결 중 하나는 ‘케미’다. 과거 예능이 아이템의 독창성에 주목했다면 요즘 예능의 인기 요인에는 케미가 빠질 수 없다. ‘케미’란 영어 케미스트리의 줄임말로, 사람 사이의 관계성을 의미한다. 관계성에 빠진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의 열성팬이 되어 다른 이들에게 프로그램 시청을 권유한다.

케미는 처음 남녀 관계에 국한되어 쓰였지만 이제는 성별을 가리지 않고 좋은 ‘궁합’을 보여줄 때에 쓰인다. 작년부터 각종 매체에서 유행했던 브로맨스, 워맨스 역시 동성 간의 좋은 관계성에서 비롯된 말이다. 많은 예능들이 갖은 조합을 만들어 내는 가운데 종영 이후로도 오랜 시간 사랑받는 관계들이 있다.

◆tvN ‘더 지니어스:게임의 법칙’ : ‘이상민-김성규-홍진호’

사진 = tvN 예능 '더 지니어스:게임의 법칙’ 캡쳐

tvN 예능 ‘더 지니어스’는 시즌 4를 끝으로 막 내린 인기 예능프로그램이다. 두뇌싸움, 정치, 배신 등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며 오랜 시간 인기를 얻었지만 시즌 1이 가장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즌 1에서 눈에 띄는 것은 ‘이상민-김성규-홍진호’의 이상한 관계였다. 김성규는 ‘예의 바르지만 예의 바르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 모순적인 캐릭터였다. 그는 사회적 관계를 중요시했지만 게임이 시작하면서 사회적 상하관계를 거침없이 깨버렸다.

프로게이머 홍진호에게 팬이라며 애정을 밝혔지만 단 한 번도 같은 팀으로 활동하지 않는다. 오프닝에서 가요계 대선배 이상민에게 선배님이라고 부르며 함께 노래를 불렀지만 게임이 시작하면 아무렇지 않게 배신한다. 불쾌하지 않는 선에서 마구잡이로 그들을 휘두르는 모습이 재미를 유발했다. 이후 시즌에서는 게임, 의리보다는 배신과 배반, 정치싸움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하면서 성규를 그리워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졌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 유희열X유재석

사진 = JTBC 예능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캡쳐

2013년 MBC ‘무한도전’ 자유로 가요제에서 R&B에 대한 열띤 토론으로 시청자들을 폭소케했던 그들이 종편에서 만났다.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은 기억에서 잊힌 스타를 재조명하는 프로그램으로 윈히트원더의 등장과 후배들의 색다른 리메이크 무대로 인기를 끌었다.

높은 시청률에는 ‘투머치 토커’의 유쾌한 디스전도 한 몫했다. 번듯한 이미지의 유재석이 유희열 앞에서 서슴없이 망가지는 모습을 보였다. 절친 투유는 종영 이후 타방송, 인터뷰 등에서 서로를 언급하며 친분을 보였다.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2’는 이번 연말 다시 안방을 찾아온다고 밝혔다.

◆JTBC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 강나면주 콤비

사진 = JTBC 예능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캡쳐

연예인들의 고등학생 체험 예능 JTBC ‘2016 학교다녀오겠습니다’는 강남을 차세대 예능인으로 자리 잡게한 프로그램이다. 조영남, 추성훈 등 색다른 톱스타가 출연하여 시청률을 올렸지만, 꾸준한 재미는 ‘강나면주’ 콤비에게서 나왔다.

처음 남주혁은 잘생겼지만 재미없는 캐릭터로 평가받았다. 강남이 그를 ‘나면주’라고 잘못 부르기 시작한 뒤 아웅다웅 케미를 보여주며 ‘강나면주(강남+나면주)’ 콤비로서 두각을 보였다. 허우대는 멀쩡하지만 허당인 남주혁과 넘치는 장난끼로 그를 매번 놀래킨 강남의 호흡은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2’ : 투영자매, 민소매

사진 = 예능 KBS2 ‘언니들의 슬램덩크2’

여성 예능 가뭄 시대에 단비같이 등장한 KBS2 예능 ‘언니들의 슬램덩크’는 출연진들의 꿈을 이뤄주는 프로그램이다. 민효린 꿈이었던 ‘아이돌’ 편으로 큰 관심을 얻었지만 점차 시청률이 곤두박질치면서 종영을 맞이했다.

‘아이돌 도전기’로 돌아온 언니들의 슬램덩크 2는 출연진이 공개될 때마다 기대감을 하락시켰다. 김숙-홍진경-강예원-한채영-홍진영-공민지-전소미의 조합이 익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이돌을 향한 열정과 노력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면서 ‘투영 자매(한채영-홍진영)’의 의외의 케미가 눈길을 끌었다. 소심했던 한채영이 사랑둥이 홍진영의 애정으로 점차 변해가는 과정에 누리꾼들의 관심을 끌었다. 그룹 언니쓰를 이끌었던 막내라인 민소매(민지+전소미) 역시 아이돌 선후배의 케미를 보여주며 사랑받았다. ‘언니쓰’의 시청자이자 팬이름인 ‘동생쓰’는 종영 이후로도 멤버의 스케줄, SNS에 어김없이 나타나 그리워한다.

이담비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