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 “MB정권 잘못됐다면 제가 감옥가겠다…원수갚듯 정치보복하는 건 적폐”

입력 2017-09-30 16:37 수정 2017-09-30 16:39
이명박(MB) 정권의 실세였던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가 30일 “정권이 잘못됐다면 제가 모든 책임을 지고 감옥이라도 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인민재판 하듯이 정치보복하는 것은 또 다른 적폐”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20대 총선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이재오 늘푸른한국당 대표가 지난 3월 31일 서울 은평구 불광역 사거리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MB 정권이 반민주적이고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일을 자행했다면 저는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책임은 저 하나로 끝내고 나라를 더 이상 혼란에 빠뜨리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그는 “저는 ‘MB 정권의 2인자’ ‘왕의 남자’로 통칭됐다”며 “권력을 감시하지 못하고 내 자신의 안일에 빠져 있었던 데 대한 책임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동시에 현 여권의 적폐청산은 권력 놀음이자 정치 보복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권력을 잡았다는 이유로 없는 적폐를 기획하고, 바람몰이 하고, 인민재판 하듯이 정치보복하는 것은 박정희 군사 독재가 낳은 또 하나의 적폐”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의로운 국가를 만든다고 하면서 권력이 곧 정의인 듯 설쳐대면 안 된다”며 “6·25 전쟁 직후의 완장 부대가 그랬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선 “적폐청산은 완장 차고 캠페인 하듯이 소리 지르고 설쳐대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잡았다고 원수 갚듯이 정치 보복하는 것은 더욱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문재인정부의 적폐청산 칼끝이 MB를 향해 조여오자 직접 엄호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MB정부에서 특임장관을 지냈다.

이 대표는 “북·미간 대결로 한반도가 1950년대 이래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정치권이 큰 틀의 국가 개혁에 매달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