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평소보다 가정폭력 50%↑···경찰 엄정 대응

입력 2017-09-30 15:00

# 1. 지난해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9월 13일, 경기 안산시의 한 평범한 가정의 가장 A(51)씨는 아내(49)를 흉기로 위협했다가 경찰에 형사입건됐다.

아내가 추석 연휴에 시댁에 가지 않고 자녀들과 함께 놀이공원 갔다가 친정에 간다는 말을 듣고 격분해 “얘들이랑 다 같이 죽자”라며 협박했기 때문이다. 결국 A씨는 아내, 자녀들과 격리되는 긴급임시조치까지 이뤄졌다.

# 2. 지난해 추석 연휴 첫날이었던 14일에도 광주시에서 B(43)씨가 친정집을 가겠다는 아내(38)를 때렸다가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았다.

B씨는 추석 연휴에 함께 여행을 가기로 한 아내가 계획을 바꿔 친정집에 가겠다고 하자 홧김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추석 연휴에 친가 방문 등의 이유로 평소보다 가정폭력 사건이 급증하고 있어 경찰이 대응에 나섰다.

30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연휴(9월 14~18일) 5일 동안 경기남부지역에서 접수된 가정폭력 사건은 모두 1325건으로, 하루 평균 265건에 달했다.

경찰은 접수된 사건 가운데 191건(14.4%)은 형사입건 처리했고, 693건(52.3%)은 현장에서 상담 등을 통해 종결했다. 나머지 441건(33.3%)은 처리된 사건의 동일 신고거나, 다른 지방경찰청 관할 지역이어서 출동하지 않고 종결됐다.

사건 유형은 부부간 폭행이 864건(65.2%)로 가장 많았고, 부모자녀간 329건(24.8%), 형제·자매간 130건(9.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1월부터 지난달 말일까지 경기남부지역에서 발생한 가정폭력 사건은 4만3035건으로, 하루 평균 177.1건으로 집계됐다. 이달 1일부터 지난 24일까지도 4234건 접수, 하루 평균 176.4건이었다.

명절을 맞아 긴 연휴에 친가 방문 계획이나 가족간 갈등, 제사음식 준비 등 갖가지 이유로 가정폭력이 평소보다 50% 더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연휴를 앞둔 지난 29일까지 가정폭력이 발생했거나, 재발이 우려되는 가정을 찾아가 점검하는 한편, 가정폭력 위기가정으로 확인되면 수사로 이어가거나, 가해자와 피해자 간 격리 조치 등 보호에 나서고 있다.

내달 9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에 접수되는 가정폭력 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할 방침으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무조건 현장에 입회한 뒤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정폭력 사건의 피해자는 해바라기 센터 등 전문기관과 연계해 피해자 보호와 지원에 집중할 방침”이라며 “폭력으로 얼룩진 연휴가 아닌 즐거운 추석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