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 대란’... “대기표 발권조차 어려워”

입력 2017-09-30 11:23
최장 추석연휴 시작을 하루 앞둔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면세품 인도장이 국외로 떠나는 출국객들로 붐비고 있다. 뉴시스

10일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되는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4층의 면세품 인도장은 면세품을 수령하려는 고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업계와 공항공사 측은 수백 명의 특별 근무 인원을 증원했지만,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 물건을 받기는커녕, 번호표조차 뽑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한 면세점 이용객은 “최근에 출국한 주변인이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인도장에서 줄도 못 설 것이라고 전해 3시간 전에 왔다”며 “다행히 내가 구매한 면세점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물건을 받았지만, 상당한 혼잡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인천공항은 여객터미널에 3개, 탑승동에 3개, 총 6개의 면세품 인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2년간 HDC신라, 한화갤러리아, 두타면세점, 신세계면세점과 SM 등 5개 사업자가 추가돼 총 17개 면세점 사업자가 인도장을 나눠 쓰고 있어 혼잡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공항 측은 인도장 면적을 늘리고 있다고 하지만 수요를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통상 출발 1시간 전에 인도장에서 물품을 수령할 것을 고객에게 안내하지만 요즘엔 그보다 더 일찍 인도장에 도착하라고 권하고 있다”며 “고객이 물품을 수령하지 못해 반환되는 미인도 면세품 건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사업자는 증가하는데 인도장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탑승구와 같은 층(3층)을 쓰던 인도장을 4층으로 옮기면서 혼란이 더욱 심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상업시설이 아닌 인도장은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없어 공사 측이 확충을 지연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인도장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신규 개발 공간이 탑승동 중앙에 289㎡ 규모로 설정됐으나 오픈 예정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