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한반도 통일과 관련해 “내가 71세인데, 내 생전에는 어려울 것”이라는 ‘농담’을 했다. 지난 28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한·미 우호협력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창립 60주년 행사에서였다. 부시 대통령 측은 이 발언과 관련해 “순전히 자신이 고령임을 강조한 농담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코리아소사이어티 행사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부시 전 대통령이 이런 발언을 했다고 29일 보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플리트상’ 수상자로 선정돼 행사에 참석했다. 이 상은 코리아소사이어티가 6·25전쟁 당시 미 8군 사령관이었던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을 기리기 위해 1995년 제정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 대사로 내정한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와 대담하며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이슈에 관한 생각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을 미국 여행 금지 국가로 지정한 데 대해 “탈북자들이 미국에 와서 북한의 인권 참상을 고발하는 일까지 가로막는 조치”라며 비판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폐지 주장에 대해서도 “나쁜 발상”이라며 “나는 자유시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한 참석자가 “한반도가 과연 통일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러자 부시 전 대통령은 “내가 지금 71세다. 내 생전에는 (통일을) 보기 어려울 것(I am 71. So, not in my lifetime).”이라고 말했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부시 전 대통령 측에 이 발언에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했다. 부시의 대변인 프레디 포드는 “그 발언은 자신이 늙어가고 있음을 표현한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인 2002년 국정연설에서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악의 축’으로 규정했고, 2004년 북한인권법에 서명하는 등 대북 강경기조를 유지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