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의 아내라고 밝힌 네티즌이 남편의 고충을 나열한 글이 온라인에서 주목받고 있다. 글쓴이는 다섯가지 사례를 들며 “곁에서 지켜보는 것이 너무나 속상하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글쓴이가 첫번째로 꼽은 택배기사의 고충은 ‘주소 확인’이다. 그는 “본인이 주소 잘못적어 놓고 왜 택배기사에게 화를 내느냐”며 “‘잘못적었다, 이사를 갔으니 새로운 주소로 가져다 달라’고 하는데 택배기사는 당신의 비서가 아니다. 물건 보내실때 한번 더 주소를 확인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두번째는 ‘밤 12시 넘어서 오는 전화’다. 글쓴이는 밤 12시, 오전 1시, 심지어 오전 3시에도 택배기사인 남편에게 전화가 온다고 했다. 그는 “차라리 문자를 남겼으면 화가 덜 나겠지만, 전화 안 받으면 계속 전화하고, 문자폭탄을 날린다”며 “대다수는 본인이 그 시간에 전화한게 잘못이라는걸 모른다. 휴일에도 전화를 받는 남편을 보면 너무 안쓰럽다. 밤11시 넘어서 연락은 자제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택배기사에게 막무가내로 욕설을 날리는 고객들도 많았다. 글쓴이는 “남편의 전화에 녹음된 욕설을 듣고 억장이 무너졌다”며 “택배기사도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가장이며 당신들에게 그런 욕먹을 이유 없다. 택배기사에게 화풀이 하지 말아달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네번째는 주차 문제였다. 택배 차량의 진입을 막는 일부 아파트의 사례는 언론을 통해서도 전해진 바 있다. 글쓴이는 아파트 뿐만 아니라 시장 등에서도 택배 차량의 주차를 막으며 시비를 거는 일이 잦다고 했다. 그는 “시킨 물건 가져다 드리려면, 그 잠깐의 1분이라도 좀 배려해주시면 안되나. 여러분을 위해 일하는 분들의 차다. 조금만 배려해달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글쓴이는 택배기사가 ‘부재중이니 집앞에 놓고가라’는 말을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고 전했다. 글쓴이는 “거절해도 어쩔 수 없이 놓고갔는데 없어지면 다 분실처리한다. 그럼 택배기사들 하루의 일당이 고스란히 날아간다”며 씁쓸해했다.
28일 네이트판에 올라온 이 글은 하루 만에 20만회 이상 조회됐다. 연휴마다 밀려드는 택배로 고생하는 택배 기사들을 떠올리며 감사를 전하는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