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독성이 있어 ‘살인 개미’로 불리는 ‘붉은 독개미’가 부산항에서 국내 최초로 발견돼 검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검역당국은 부산항 감만컨테이너야적장(CY)에서 28일 오후 5시쯤 ‘붉은 독개미’가 발견돼 방제조치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붉은 독개미는 검역당국이 컨테이너 야적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컨테이너 외부 아스팔트 바닥에서 발견됐다.
붉은 독개미는 국내 처음 발견된 것으로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지정한 세계 100대 악성 침입외래종에 속한다.
이 독개미는 적갈색의 몸길이 3~6㎜ 크기로 매우 공격적이다. 몸 속에 강한 독성물질을 가지고 있어 날카로운 침에 찔릴 경우 심한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고 심할 경우 현기증과 호흡곤란 등의 과민성 쇼크 증상도 유발한다.
북미에서는 한 해 평균 8만명 이상이 붉은 독개미에 쏘이며 100여 명이 사망해 ‘살인 개미’로도 불린다.
생태계를 파괴해 축산업에 악영향을 주고 전력 설비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미국에선 매년 60억 달(6조7000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호주 일본 등에서 사람에게 위협을 가하는 독개미가 지속적으로 발견됨에 따라 국내에서도 독개미의 유입이 우려됐다. 해외에서는 주로 코코넛껍질과 주정박 등 수입식물 검역 과정에서 검출됐다.
국내에서도 붉은 독개미 유입 우려가 커지자 검역당국은 지난 7월부터 전국 공항과 항만·컨테이너야적장·수입식물 보관창고 등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고 예찰조사를 실시했다.
검역당국은 주변지역으로의 붉은 독개미 확산을 막기 위해 긴급방제를 실시하고 부산항 주변에 대한 독개미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부산항 감만CY측에 컨테이너야적장을 통제하고 소독된 컨테이너만 반출하도록 요청하고 독개미를 발견했을 경우 검역당국에 신속히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5월 효고현 아마가사키시 인근으로 운송된 컨테이너선에서 붉은 독개미가 처음 나온 이후 고베와 오사카, 도쿄 등 각지에서 발견돼 대책 마련을 위한 각료회의가 열리는 등 공포 분위기가 조성됐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환경부와 해양수산부 등 관련부처와 관계기관 합동조사 및 독개미 유입방지를 위한 공동대응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
부산항에 국내 최초 ‘살인 개미’ 발견...검역당국 비상
입력 2017-09-29 22: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