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여성 운전' 허용 이어 '여성 파일럿' 고용도 추진

입력 2017-09-29 10:22

사우디아라비아가 여성에게 운전을 허용한 지 불과 며칠 만에 항공기 조종석도 여성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에 따르면 국영 사우디야 항공은 사우디 여성을 외국 항공교육기관에 보내 조종사 자격을 획득케 한 뒤 이들을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우디에 여성이 항공기 조종을 할 수 없다는 강제 규정은 없지만 관습적으로 금기시돼 왔다.

하나디 자카리아 알힌디라는 사우디 여성이 2006년 요르단 암만에서 사우디 여성으로는 처음 조종사 자격을 취득했다. 이 여성은 8년이 지난 2014년에야 사우디 항공 당국으로부터 조종사 자격증을 발급 받았지만 조종석에 앉을 순 없었다. 사우디의 항공사들이 그를 채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알힌디는 재정적 후원자였던 사우디의 억만장자 왕자 알왈리드 빈탈랄 킹덤홀딩스 회장의 전용기를 조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왈리드 왕자는 여성의 권리를 강력히 옹호하는 인물이다. 사우디 항공사에는 현재 여성 조종사가 한 명도 없다. 여성 직원은 모두 사무직이나 전산직에만 채용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성 운전자에 이어 여성 파일럿까지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