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를 누드로 그렸다?

입력 2017-09-29 10:03
사진=영국 BBC 방송 웹사이트 캡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대표작 ‘모나리자’를 그리기 전 예비단계로 모나리자 누드 스케치를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BBC 방송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의 한 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목탄 스케치 작품이 모나리자의 스케치로 보인다는 미술 전문가 주장을 보도했다. 이 그림은 파리 북쪽 콩드 박물관의 르네상스 미술 컬렉션 코너에 1862년부터 보관돼 왔다. ‘모나 반나’(Monna Vanna)라고 알려진 여성의 상반신을 누드로 그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업실에서 그려진 것으로만 알려져 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와 이 작품을 같은 시기에 병행해 그렸다는 충분한 증거들을 발견했다고 BBC는 전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테스트한 결과 큐레이터들은 다빈치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이 그림을 그렸다고 믿게 됐다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다. ‘라 조콘다’라고도 알려진 그의 대표작 '모나리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치 있는 예술 작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언제, 누구를 모델로 그렸는지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여러 주장이 제기돼 왔다. 정설로 여겨지는 이야기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상인 프란치스코 델 지오콘도의 부인 리자 게라르디니가 모델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리자 부인’이라는 뜻의 ‘모나리자’(Mona Lisa)로 불리고 있다.

큐레이터인 마티유 델디크는 AFP 통신 인터뷰에서 “(이 누드 목탄화는) 얼굴과 손이 렌더링(완성 전에 상상으로 그리는 그림)된 방식이 매우 인상적”이라며 “레오나르도가 말기에 모나리자와 병행해 작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화 작업의 예비 단계인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루브르 미술품 보존 전문가 브루노 모틴도 이 그림이 15세기쯤 그려졌으며 매우 뛰어난 작품임을 인정했다.



델디크가 제시한 단서는 다음과 같다. ①두 그림의 손과 몸이 거의 동일하다. ②등장인물이 거의 같은 크기다. ③그림 주변의 작은 구멍들은 캔버스 위에서 그 형태를 스케치하는 데 쓰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레오나르도의 작품이 아닐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 모틴은 이 그림 윗부분의 선형(소묘나 제도에서 간격을 좁힌 선을 병렬시키거나 교차시켜 나타난 그늘)은 오른손잡이가 그린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레오나르도는 왼손잡이다. 이 때문에 그는 “우리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