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가짜뉴스 막을 제도적 방안 나와야"

입력 2017-09-28 17:59

“우리나라가 SNS를 통한 가짜뉴스 유포 속도가 가장 빠르다. 엉터리 정보가 무지막지하게 유포되고 있다. 가짜뉴스를 막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적극적으로 생각해볼 때가 됐다.”

손석희 JTBC 보도담당 사장이 가짜뉴스 문제와 관련해 신문, 방송 등 전통적인 미디어(레거시 미디어)의 팩트체크 역할 외에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손 사장은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DMC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실에서 서울시 주최로 열린 ‘2017 DMC 국제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이 어느 때보다 크다”면서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으면 미디어가 존재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그는 뉴미디어의 팽창과 함께 가짜뉴스의 범람을 기존 미디어가 극복해야 할 두 가지 도전으로 설정하고 “가짜뉴스에 대응해 레거시 미디어가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팩트체크”라면서 “그건 미디어가 해야 할 일이지만 제도적인 대책도 필요하다”고 얘기했다.

그는 대책으로 미국의 미디어교육과 독일의 벌금 제도를 예로 들었다.
“미국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을 오래 전부터 해오고 있다. 우리는 그것도 안 한다. 독일의 경우엔 가짜뉴스를 내리지 않는 언론사에 대해서는 엄청난 벌금을 부과한다. 우리도 해야 한다.”

손 사장은 이날 종합뉴스의 포털사이트 생중계, 유튜브와 페이스북을 통해 방송되는 ‘소셜라이브’ 등 뉴스 실험들을 소개하면서 “JTBC의 정체성과 저널리즘의 본질을 지키면서 레거시 미디어가 뉴미디어와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를 고민한 결과물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거론되는 ‘로봇 저널리즘’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로봇 저널리즘이 기자들의 존재에 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에 반대하면서 “단순한 업무를 로봇이 대체해 주고 기자들은 생산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이어 “세탁기가 가사에서 인간을 해방시켰듯이 로봇에게 잡다한 기사를 맡기면 보다 분석적이고, 보다 감성적인 저널리즘이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좀 더 깊이 있는 저널리즘을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