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껴안은 커플이 비닐팩 안에 들어가 진공 상태에서 촬영하는 독특한 컨셉의 사진이 화제다.
일본 사진작가 하루히코 가와구치는 최근 온라인 매체 로스트앳이마이너를 통해 자신의 작품 ‘Flesh Love’(육체적 사랑)를 공개했다. 작품은 비닐팩에 들어간 두 사람이 껴안고 있거나 완전히 밀착된 모습으로 매우 이색적이다.
‘할’이라는 예명으로 2010년 활동을 시작한 가와구치는 사랑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작은 욕조 속에서 가까이 앉아 있는 커플들의 사진을 찍었다. 그러던 중 ‘진공 포장’ 컨셉을 생각해냈고 2011년부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펼쳤다.
촬영 과정은 쉽지 않다. 진공청소기로 10초간 내부 공기를 완전히 빼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비닐팩 안이 완전한 진공 상태가 되면 미리 설정한 구도로 재빨리 사진을 찍는다.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단 4초. 4초간의 촬영 후 다시 공기를 주입해 숨을 쉴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반복한다. 이 방식으로 사진을 찍은 많은 커플이 촬영 중 힘겨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어려운 촬영에 모델이 되겠다고 자원한 커플들을 위해 특별한 선물을 하고 있다. 커플에게 가장 중요한 장소를 찾아 그곳을 배경으로 촬영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결혼사진을 요청하는 커플도 늘어나고 있다.
자신의 촬영 방식에 대해 가와구치는 “사랑하는 두 사람이 더욱 가까워져 비로소 완벽히 하나가 될 때 가장 아름답다”며 “거리가 좁을수록 사랑의 힘은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문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