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이웃...” 층간 소음에 대처하는 깨알 편지와 선물

입력 2017-09-28 10:54

층간소음 때문에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이들의 쿵쿵 거리는 발소리에 계속 시달리다보면 불쾌지수가 상승하기도 하고, 이웃 간 갈등문제로 발전하기도 한다. 추석을 앞두고 층간소음의 미안한 마음을 선물과 손 편지로 전한 이웃들의 따뜻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6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퇴근하고 오니 문 앞에 메모가 있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글쓴이 A씨는 “요즘 층간 소음 때문에 이웃 간 분쟁이 많은데 저희 위층 집에서 포도랑 메모를 문 앞에 남겨 놨다”며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에는 위층 이웃이 남긴 편지와 포도상자의 모습이 담겨 있다.

A씨가 공개한 편지에는 “요즘들어 저희 집 아이가 부쩍 많이 뜁니다. 주의를 주는데도, 아이인지라 그때뿐이라, 죄송합니다. 얼굴을 직접 뵙고 인사드리는 게 예의지만 오늘 저녁에 2번 내려갔는데 집에 계시지 않아 부득이하게 메모로 대신 인사드립니다”라고 적혀있다.

이어 “내일 오후에는 저희 집 중문설치 예정입니다. 혹시 댁에 계신다면 많이 시끄러울 거 같아 미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추석연휴 되시고, 다음에는 직접 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A씨는 “평소 층간 소음을 전혀 못 느꼈는데 이렇게 예쁜 손 글씨로 편지와 포도까지 주다니 너무 감동이다”라며 고마워했다.


승강기에 쪽지를 붙여 양해를 구하는 아파트 주민도 있었다. 대구 동구의 한 아파트 승강기 안에는 초록색 크레파스로 적어놓은 게시물이 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고 자신을 소개한 글쓴이는 손 글씨로 정성스레 이웃 주민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저희 아이들이 시끄럽게 해도 민원한번 주시지도 않고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주의를 줘도 그때뿐이라, 그래도 더 조심히 생활해 보겠습니다. 오가며 인사하면 잘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감기조심하시고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적었다.

이 게시물을 본 다른 주민들은 이 글 밑에 댓글을 달아 호응했다. 한 이웃은 “서로 이해하며 사는거죠, 딸아이가 엄마를 닮아 잘 자라겠네요”라고 적었고, 또 다른 이웃은 “출근길에 보고 쪽지 남겨요. 주민 분들 서로 이해하며 지내는 거 보기 좋아요. 저희 멍멍이 소리도 이해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다들 행복하세요”라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