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조종사들이 비행 중 다툼을 벌이다 조종실 안에서 물병까지 던진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27일 아시아나항공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낮 12시30분 승객 200명을 태우고 인천을 떠나 로마로 가던 아시아나 항공기 조종석에서 고성이 오가는 말싸움이 벌어졌다. 장거리 노선이어서 기장과 부기장이 각각 두명씩 조종석에 탑승해 1팀씩 교대로 조종을 맡고 있었다.
조종 차례가 된 A기장이 인수인계를 요구하자 B기장이 운행 중이라는 이유로 부기장에게 인수인계를 받으라고 하면서 다툼이 시작됐다. 이에 발끈한 A기장이 언성을 높여 말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A기장이 물병을 던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종실에서 물이 전자 장비에 쏟아질 경우 작동 오류가 이어질 수 있다. 아시아나 항공 관계자는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부기장들 진술도 엇갈리고, A기장은 물병을 던진 게 아니라 쏟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항공사 관리와 감독을 맡고 있는 국토교통부도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국토부는 항공기 안전을 책임져야 할 기장들이 조종실에서 안전에 지장을 줄 수 있는 사건을 일으킨 것은 심각한 상황이라는 판단 아래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30일 기장·부기장 4명을 모두 불러 사실관계를 파악할 계획”이라며 "이후 규정에 따라 처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