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정 과장
H+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최근 사인을 둘러싸고 법정다툼이 일고 있는 고(故) 김광석 씨의 외동딸 서연 양이 ‘가부키 증후군’을 앓았다는 말이 나오면서 가부키증후군에 대해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슈가 된 ‘가부키 증후군’은 실제 환자 수가 매우 적은 희귀병이다. 국내에서는 총환자수가 200명 이하에 머물 정도로 유병률이 극히 낮은 ‘극희귀질환’으로 분류된다.
가부키 증후군은 1969년 일본에서 특징적인 얼굴 모습 및 정신발달 지연 증상으로 처음 보고됐다. 이후 1981년 일본의 가부키 화장술과 비슷한 특징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이유로 ‘가부키 증후군’이라는 병명이 붙여졌다.
일본의 경우 인구 3만2000명 당 1명꼴로 의 확률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다른 나라에서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추정된다.
가부키 증후군은 일본 전통연극인 ‘가부키’ 배우의 분장을 연상시키는 특유의 얼굴 생김새 외에도 가벼운 정신지체, 출생 후 성장 지연, 난청, 다발성 골격계 이상, 심장 기형, 다기관 기형 증후군 등의 증상을 보인다.
가부키 증후군에 빠진 환자들 중 65~74%는 음식 섭취를 제대로 못해 가느다란 도관을 위장까지 삽입해 이를 통해 영양 섭취를 도모하는 인공식이를 필요로 한다.
발병 원인은 아직도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다만 염색체 이상(KMT2D과 KDM6A의 돌연변이)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고 있을 뿐이다. 극소수 사례이긴 하지만 성 염색체인 X염색체 이상도 발견된 바 있다.
원인이 불명확한 만큼 특별한 치료법도 없는 게 가부키 증후군이다. 현재로선 눈에 띄는 증상을 해소해주는 방법이 최선의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은 가부키 증후군을 극희귀질환으로 지정, 지난해부터 환자들이 의료기관 방문 시 총진료비의 10%만 부담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리=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