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5‧18 진상조사 청문회를 대비해 비밀리에 만들어진 보안사령부 5‧11연구위원회가 당시 군 기록 일부를 조직적으로 조작하거나 폐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SBS는 5‧18 민주화운동 직후인 80년 9월 작성된 ‘광주 소요사태 분석 교훈집’에서 항공 임무 즉 헬기 부대 임무를 ‘화력 지원’이라고 한 부분을 5‧11위원회가 문제 삼자 이를 삭제했다고 27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삭제된 부분은 ‘화력 지원’이라고 한 부분으로 헬기 사격이 주목적이었던 것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삭제 조치했다. 전투교육사령부가 작성한 ‘충정작전 결과’ 문건에서도 강력한 공중 화력 지원무기라는 이유로 투입 장비 중 코브라헬기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
5‧11 위원회는 급기야 ‘교훈집’에 문제되는 부분이 너무 많다며 공식 문서 여부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5‧11위원회는 군에 광주 관련 서류들을 정리한 뒤 문서 존안 창고를 폐쇄하고 무기고 바꾸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5‧18청문회에 나올 예상 질의에 대해 모범 답안까지 제시했다.
국방부 5‧18특별조사위훤회는 지난주 육군본부를 방문, 80년 당시 헬기 부대를 관장한 육군 제1항공여단의 전투상보를 찾았지만 남아있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보안사령부가 마이크로 필름으로 처리한 군 기록 일부도 건네받아 조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일부가 시커멓게 돼 있어 판독이 불가능하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