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몰염치한 배신자” vs 하태경 “국가안보 훼방꾼”

입력 2017-09-27 17:22
사진 = 뉴시스

‘안보문제·靑 만찬회동 불참’ 두고 신경전 가열
하태경 “외부의 적은 김정은 내부는 홍준표” 비난
홍준표 “어떻게 저런 사람 공천 줬는지 어이없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안보 문제’를 놓고 원색적인 비난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홍 대표가 27일 오후로 예정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지도부 회동에 불참 결정을 내린 것이 기폭제가 돼 양측의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포문은 하 최고위원이 먼저 열었다.

하 최고위원은 지난 26일 cpbc 가톨릭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김혜영입니다’에 출연해 “지금 한반도 상황을 보면 대한민국에 두 명의 적이 있다”며 “외부의 적과 내부의 적이 있는데 외부의 적은 김정은이고 내부의 적은 홍준표 같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말 그대로 전쟁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대한민국 단결의 중심은 홍준표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며 “그러면 여야를 떠나서 대통령 중심으로 단결하는 모습만이라도 보여줘야 되는 것인데 혼자서 끝까지 영수회담에 가지 않겠다는 건 자기도 김정은처럼 대화를 안 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열린 바른정당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도 “홍 대표는 보수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안보의 가치를 짓뭉개고 있다”며 “국가 안보의 천덕꾸러기가 아니라 파수꾼이 돼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오늘 회담 불참 이유가 일대일 대화를 요구하는 것인데 기가 찬다”며 “지금 전쟁이 일어날 상황에 본인 몸값을 올리려고 파업을 하는 건 ‘안보파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최고위원의 ‘공격’이 잇따르자 홍 대표도 입장을 밝혔다.

홍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제 나를 김정은과 같은 사람 취급을 하는 국회의원을 보면서 어떻게 저런 사람을 국회의원 공천을 줘 만들었는지 참 어이가 없다”며 “좌파에서 배신자로 비난 받고 우파에서도 몰염치한 배신자로 비난 받는다면 이제 갈 곳이 없을 턴데 참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 최고위원을 비난했다.

그는 “그렇게 해서라도 뉴스 한 줄 나보겠다고 몸부림치는 것을 보면 정치는 마약 같은 것인가 보다”라고 강조했다.

하 최고위원은 홍 대표의 글이 온라인에 게재되자 역시 페이스북을 통해 “홍준표 대표님, 하태경은 없는 길을 만들어 여기까지 왔다. 앞으로도 꿋꿋이 새로운 보수의 길을 찾아갈 것”이라며 “그러니 제 걱정은 하지 말고 제발 나라를 어지럽게만 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