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등록금 천만원 떨군 할아버지… 그걸 주워간 사람들

입력 2017-09-27 14:45
뉴시스

손자들의 대학 등록금에 쓰려고 4년간 모은 적금 1000만원을 현금으로 찾았다가 길에서 잃어버린 70대 남성이 경찰의 도움으로 돈을 되찾았다.

27일 부산 금정 경찰서에 따르면 문모(72) 씨는 지난 4일 오후 1시45분 부산시 금정구의 길에서 5만 원권 100매 2묶음을 실수로 떨어뜨렸다.

돈을 잃어버린 사실을 알아차린 문씨는 곧바로 현장으로 왔지만 돈은 이미 사라졌다. 문씨가 잃어버린 돈은 올해 고등학교 3학년과 1학년인 두 손자의 대학 등록금으로 쓰려고 모은 것이었다. 4년 전부터 노인 일자리로 번 20만 원을 매월 적금에 넣었다.

문씨는 최근 북한의 핵실험 뉴스에 혹시 전쟁이 날까 걱정했고, 이 때문에 현금을 집에 보관하려고 적금을 해약했다. 그 돈을 집으로 가지고 가다 잃어버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CCTV 등을 토대로 추적에 나서 문씨의 돈을 주운 정모(77·여)외 박모(64·여) 씨를 검거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와 박씨는 전혀 모르는 사이였다. 문씨 맞은 편에서 걸어오던 이들은 길에 떨어진 돈을 거의 동시에 발견해 돈다발을 서로 절반으로 나눈 뒤 헤어졌다.

경찰은 두 사람으로부터 피해 금액 전부를 회수했고, 문씨에게 전달했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