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 총기사고 유족 오열… 부대 울려퍼진 엄마의 울음소리

입력 2017-09-27 12:53
유튜브 영상 화면촬영

강원도 철원 금악산 일대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한 육군 모 부대 A일병(21)의 유족은 오열했다.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한밤중 부대 안에 울려 퍼졌고, 설명을 요구하던 다른 유족들은 결국 억눌렀던 분노를 터뜨렸다.

A일병 유족과 부대 관계자의 대화를 촬영한 3분여 분량의 영상은 27일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게재됐다. A일병의 소속 부대로 동행했던 유족 중 한 명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영상에서 유족은 “총을 발사한 병사가 누구인지 탄피를 통해 확인됐는가” “(작업장과 사격장을) 지휘한 소대장은 누구인가” “예비군 훈련장에서도 하는 사격 경고방송을 육군 부대에서 실시했는가”를 물었지만, 부대 관계자는 “현재 확인 중”이라는 취지의 대답만 되풀이했다.

납득하기 어려운 대답만 돌아오자 유족 일행 중 한 명은 울분을 참지 못했다. 부대 관계자의 멱살을 잡고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부대 관계자는 묵묵부답할 뿐이었다. 그동안 부대 안에서는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A군의 시신을 확인한 뒤의 상황으로 보인다.

A일병은 지난 26일 오후 4시10분쯤 금악산 일대에서 진지공사를 마치고 부대원 20여명과 복귀하던 중 날아든 총탄에 머리를 맞았다. 곧바로 군 병원에 이송됐지만 치료 1시간여 만인 오후 5시22분 사망했다.

A일병이 총상을 입은 지점은 부대 사격장과 400여m 떨어진 곳으로 알려졌다. K2 소총 유효 사거리는 600m다. A일병의 사망 지점은 사거리 안에 있다. 진지공사 작업장과 사격장에는 모두 부대원을 인솔하는 간부가 있었다. 군 당국은 해당 간부들이 부대의 사격 훈련 일정을 파악하고 있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