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쉴 수 없는 고통' COPD, 잘 몰라 방치한다

입력 2017-09-26 17:38 수정 2017-09-26 17:40

‘숨 쉴 수 없는 고통’이 매우 큰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 비용이 연간 1조 4000억원을 넘는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이사장 김영균)는 제15회 폐의 날을 맞아 2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COPD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COPD의 조기 진단 필요성과 대국민 인식 제고를 촉구했다.

COPD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비용은 연간 약 1조4200억원에 달했다. 세부내역을 보면 보험의료비용 2340억, 비공식 의료비용 500억, 간병비 5626억, 교통비 48억, 생산성 소실 4612억, 조기사망 비용 1090억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두가지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선 보험 의료비용을 확인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확인한 19만2496명의 COPD 환자 의료 비용을 조사했다.

 또 비보험 의료비용 및 간병비, 생산성 소실을 확인하기 위해 1, 2, 3차 병원에서 표본 환자의 중증도별 COPD 관련 1년간 전체 의료비용 영수증 조사 및 설문지를 이용해 직접 조사했다.

 COPD는 담배 연기, 공해 등 유해가스에 의해 폐에 염증성 손상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기침 가래 호흡곤란이 주요 증상이다. 중증으로 진행되면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고 산소 없이는 생활이 불가능해진다. 국내 사망 원인 중 7위에 해당된다.

 국내 COPD 유병율은 40세 이상에서 흡연에 상관없이 약 14%(300만여명)로 추정된다. 특히 남성의 경우 40세 이상에서 5명 중 1명(20.5%), 65세 이상에서 3명 중 1명(31.5%)이 가지고 있는 흔한 질병임에도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김영균 이사장(서울성모병원 교수)은 “COPD는 만성 질병임에도 질병 인지도가 낮고 질병의 위험성에 대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급격한 고령화와 대기오염 등으로 유병률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민 모두가 심각성을 인식하고 사회적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를 진행한 이진국(서울성모병원) 교수는 “COPD를 방치해 폐가 손상될 경우 절대 회복될 수 없는 만큼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면서 “금연과 함께 흡입제 치료 등을 통해 질환을 조기에 관리하면 중증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매년 10월 둘째주 수요일을 폐의 날로 정하고 COPD에 대한 인식 제고를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다음달 11일 서울 성동구 서울숲공원과 대구 영남대병원에서 개최된다. 호흡기내과 전문의들의 미니 강연과 무료 폐기능 검사, 진료 상담 등이 진행된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