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개구리소년’이라고 불리는 대구 성서초등학교 우철원(당시 13)·조호연(12)·김영규(11)·박찬인(10)·김종식(9) 등 5명은 1991년 3월 26일 “도롱뇽 알을 주우러 간다”는 말을 남긴 채 사라졌다. 아이들의 유골이 발견된 건 11년이 지난 2002년. 그리고 또다시 15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 속절없은 세월을 견디며 유족들은 여전히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26일 대구시 달서구 와룡산 세방골에선 ‘개구리 소년’ 사건의 유골 발견 15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추모식에는 유가족들과 전국미아실종자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 SNS 시민동맹 등이 참석했다.
유가족 측은 추모식에 앞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개구리 소년’ 사건 진실 규명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 설치를 촉구했다. 유가족들은 “당시 경찰이 곡괭이와 삽으로 아이들의 유골 발굴 현장을 훼손했다. 유골 4구를 파헤쳐 놓았고 유골 1구만 감식반이 와서 조사했다”며 경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경찰이 유골 발견 이틀 만에 저체온증으로 인한 자연사로 추정했던 것과 달리, 유골을 감정한 경북대 법의학팀이 타살로 결론 내렸다는 점도 지적했다.
전미찾모 나주봉 회장과 고(故) 우철원군의 아버지 우종우(70)씨는 지난 6월 대구 성서경찰서에 아이들 실종 후 2년, 시신 발견 후 1년 동안의 수사관련 자료 정보공개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찰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들은 7월 28일 다시 이의 신청을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경찰이 정보공개 청구 게시판을 통해 밝힌 기각 사유는 ▲개구리 소년 사건 관련 제보(서울 거주자)가 있어 내사가 진행 중 ▲개인정보와 수사기밀 정보를 분리하기 어려움 ▲정보 공개 시 불상의 범인이 도피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우려 등이 있다고 판단된다는 것이다.
전미찾모 측은 “개구리 소년 사건의 진상은 제대로 밝혀진 것이 없다. 이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정부 차원의 진상규명위원회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