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부가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선전포고’ 발언에 강경한 입장으로 되받았다. 미국과 북한의 ‘강대강’ 구도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매닝 미 국방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리 외무상의 뉴욕 기자회견 직후 만난 기자들에게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지 않으면 우리는 대통령에게 대처의 선택지를 제시할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을 어떻게 다룰지 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한 모든 옵션을 행사할 것”이라며 “미군은 당장 전투할 수 있는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태세를 갖추고 있다. 북한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리 외무상은 오전 10시50분(한국시간 오후 11시50분)쯤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 플라자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의 말은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다. 명백한 선전포고로 본다”며 “세계는 미국이 먼저 선전포고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선전포고한 이상, 앞으로 (미군) 전략폭력기들이 우리 영공을 넘어서지 않는다 해도 (북한은)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며 “유엔 헌장은 국가별 자위권을 인정하고 있다. 누가 더 오래가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리 외무상이 당초 기자회견을 예고했던 시점은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였다. 기자회견은 50분가량 지연됐다. 그 사이 발언의 수위를 조절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과 군사적 긴장 국면에서 자위권을 국제사회에 호소할 목적으로 보이지만, ‘선전포고’라는 표현을 사용한 초강경 발언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