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딸을 후계자로 꼽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딸을 내세워 집권을 연장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필리핀 현지 언론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22일 기자 간담회에서 “차기 대통령으로 딸(사라)보다 나은 후보는 못 찾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사라가) 변호사로서 법을 매우 잘 안다”면서 딸을 ‘스트롱우먼’(strong women)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를 두고 현지 언론들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딸을 후계자로 삼아 집권 연장을 꾀하는 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대변인을 통해 “기자 한 명에게 비공식적으로 한 말이고 권력 영속화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사라는 지난해 5월 지방선거 때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 시장으로 선출됐다. 당시 두테르테 다바오시 시장이 대선에 출마하자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딸인 사라가 출마해 당선된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아들 파올로는 다바오시 부시장에 당선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988년 다바오시 시장으로 선출된 이래로 하원의원, 부시장 시절을 제외하고 22년간 시장으로 일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일가가 30년 넘게 다바오시의 행정권을 쥐고 있다.
안태훈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