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블랙리스트' 최승호PD “MB가 최종 책임자”

입력 2017-09-26 10:51

이명박정부 국가정보원이 주요 공영방송 프로듀서(PD), 기자 등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26일 최승호 전 MBC PD 등 ‘PD수첩’의 과거 제작진을 불러 피해 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날 오전 10시 최 PD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MBC에서 해직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최 PD는 2010년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다루는 프로그램을 제작해 경영진과 갈등을 빚었고 2012년 파업 참여를 이유로 MBC에서 해직됐다. 현재는 독립언론 뉴스타파에서 PD와 앵커로 활동 중이며, 최근에는 KBS, MBC 등 공영방송의 잔혹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했다.

최 PD는 “국민의 사랑을 받던 공영방송을 권력이 원하는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완전히 망가뜨린 역사가 이번 수사를 통해 되풀이되지 않도록 발본색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공영방송 몰락의 책임자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지목했다. 그는 “PD수업체어 쫓겨나고 이해되지 않는 이유로 해고된 배경에 단순히 경영진 판단만 있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며 “공영방송을 망가뜨리는 최종 시나리오 작성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 이 전 대통령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최 PD 외에도 이우환 MBC PD와 정재홍 전 PD수첩 작가를 각각 오후 2시와 4시에 불러 인사 불이익 등 피해 상황을 듣는다. 이 PD는 세월호 관련 다큐멘터리 제작을 두고 경영진과 갈등을 겪다 2014년 신사업개발센터로 발령받아 스케이트장 관리 업무를 맡았다. 정 작가는 2000년부터 PD수첩 작가로 활동했고 2011년 동료 PD수첩 작가 5명과 함께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다.

27일 오후 2시에는 김환균 MBC PD가 검찰에 출석한다. 언론노조 위원장인 김 PD는 PD수첩 팀장을 지내다 별다른 이유 없이 팀에서 배제돼 비제작 부서에 배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