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순씨, 딸 죽음 함구한 이유 “경황없어서”… 의혹만 증폭

입력 2017-09-26 01:22 수정 2017-09-26 01:44
고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25일 밤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JTBC 방송 화면촬영

고(故) 김광석씨 부인 서해순씨가 딸 서연씨의 10년 전 죽음을 함구한 이유에 대해 “경황이 없었다”고 말했다. 25일 밤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에 출연해 손석희 앵커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말했다. 김씨와 서연씨의 ‘타살설’을 해명하기 위해 공개석상으로 나타난 서씨는 대부분의 의혹에 “경황이 없었다”는 취지로 답해 의혹을 키웠다.

서씨는 손 앵커와 인터뷰에서 2007년 12월 23일 경기도 수원의 한 대학병원에서 숨진 서연씨의 생전과 사후 상황을 말했다. 그는 “(서연씨가) 자다가 갑자기 물을 달라고 하면서 쓰러졌다. 병원에 데려갔다. 사망이라고 했다. 놀라고 황당했다. 아버지가 (그해) 4월에 돌아가시면서 형제들과 사이도 좋지 않았다. 소송도 끝나지 않아 어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힘들 때였다. 애가 죽은 사실을 알리는 게 겁도 났고, 기회가 되면 알리려 했지만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장애아동 엄마들에게 전화해 어떡하겠는가. 방학 때였다. 곧 크리스마스였다. 조용히 보내는 수준으로 장례식을 치렀다”고 덧붙였다.

2007년 4월 부친이 세상을 떠난 뒤 돈 문제로 발생했고, 이로 인한 가족 불화로 딸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 서씨의 주장이다. 손 앵커가 “서연씨의 죽음을 언젠가는 밝혔어야 하지 않았나”라고 묻자 서씨는 “재판과 별개로 너무 충격을 받았다. 힘든 상황이어서 미국에 갔다. 5년가량 지내다 한국에 돌아왔는데 (누구도) 딸에게 특별히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서연씨의 안부를 주변에서 물은 것으로 안다”는 손 앵커의 지적에 서씨는 “시댁이 서연이를 찾지도, 안부를 묻지도 않았다”며 “서연이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 연락할 줄 알았다. (연락)하지 않았다. 살던 집도 정리했다고 들었지만 나에게 연락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서연씨의 죽음을 놓고 불거진 여러 의문에서 핵심은 1990년대 다수의 히트곡을 남긴 김씨의 저작권료에 있다. 김씨의 인접저작권과 관련한 서씨와 시댁의 항소심 도중에 서연씨는 사망했다.

서연씨의 생존 여부가 판결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사망신고를 의도적으로 지연한 게 아니냐는 손 앵커의 질문에 서씨는 횡설수설했다. 그는 “변호사가 이야기했다. 서연이가 미성년자였고, 상관이 없다는 것이었다. 제가 피고가 되는 것이었다. 서연이가 미성년자라서… 아버님(김씨 부친)이 2004년 돌아가시면서 판권 4개를 주기로 했을 때 끝났어야 했다”고 말했다.

김씨와 서연씨의 죽음과 관련한 의혹이 대부분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서씨는 인터뷰 종반까지 횡설수설하며 손 앵커와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들었다. 서씨는 인터뷰를 끝낼 때쯤 남편과 딸의 사망을 놓고 불거진 여러 의혹에 대해 “미스터리하게 숨진 음악인이 있으면 그런 얘기가 나온다. (최측근인) 나를 의심할 수도 있다”면서 “나도 죽으면 미스터리하게 되겠다”며 헛웃음을 지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