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험담했다는 이유로 20대 여성을 목졸라 살해한 30대 피의자와 범행을 방조한 여자친구에 대한 현장검증이 25일 진행됐다.
이날 오후 4시20분쯤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피의자 A(32)씨는 지난 19일 오전 1시쯤 피해자 B(22·여)씨를 차에 태워 충북 청주시 옥산면의 한 둑길에서 폭행하고, 살해한 모습을 무덤덤하게 재연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경찰 호송차에서 내린 A씨는 경찰의 현장검증에 임했고, 취재진의 카메라를 의식한 듯 고개를 푹 숙인 채 범행 장면을 30여분 동안 재연했다.
A씨의 범행을 방조한 여자친구 C(21)씨도 담담하게 남자친구의 범행 장면을 지켜봤다.
이날 A씨는 경찰이 준비한 마네킹의 머리를 고추지지대로 사용하는 철근으로 10여 차례 내려치고, 목을 조르는 등 사건 당시 모습을 태연하게 재연했다. 또 B씨가 숨지자 성폭행당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 둑길 옆 풀숲에 굴려 시신을 유기하는 장면도 재연했다.
A씨는 지난 19일 오전 1시쯤 청주시 옥산면 인적이 드문 둑길에서 B씨와 말다툼을 하다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성범죄로 위장하기 위해 B씨를 폭행하는 과정에서 옷을 벗으라고 한 뒤 살해하고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B씨는 전 남편과 친구였던 A씨와 자주 연락하며 지냈던 사이로 알려졌다.
C씨는 15년 넘게 같은 지역에 살면서 B씨와 친하게 지낸 언니·동생 사이로 확인됐다. B씨는 자신이 낳은 세 살배기 아이를 평소 A씨에게 자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가 가끔 자신의 아이를 맡겼는데 내가 학대를 했다는 말을 하고 다녀 화가 나 그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들이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하고 있으나 계획적인 살인 범죄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청주흥덕경찰서는 추가조사를 벌인 뒤 오는 29일쯤 A씨 등을 송치할 예정이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