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리버풀 헌츠크로스에 사는 네일 정글라스는 지난 19일 딸을 위해 저녁을 준비하던 중 집 앞으로 접근하는 자동차 한 대를 발견했다. 집 앞에 주차한 이 은색 차량에서 두 남녀가 내렸고 큰 캐리어를 끌고는 택시를 타고 사라졌다.
황당한 모습을 목격한 정글라스는 뛰쳐나가 화를 내지도 못한 채 일단 기다려보기로 했다. 하지만 며칠 동안 차 주인은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영국 매체 리버풀 에코에 “이곳은 리버풀 존 레넌 공항에서 3㎞밖에 되지 않는다”며 “아마 주차비용을 아끼려고 이곳에 몰래 주차를 하고 여행을 떠난 것 같다”고 추측했다. 이어 “옆집에도 이미 그런 사람들이 주차를 해둔 상태라 남은 건 우리 집 앞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집 앞을 차지한 영문 모를 차량 때문에 자기 차를 주차할 수 없게 되자 정글라스는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집 앞을 막고 있긴 하지만 공공 도로라서 불법 주차는 아니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차량 주인이 “정말 건방진 사람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깜짝 선물을 준비해두고 싶었다”고 밝혔다. 직접 복수극에 나서겠다 다짐한 그는 퇴근길에 큰 산업용 포장 랩을 사서 집 앞을 가로막고 있는 이 자동차를 위아래로 감아버렸다.
그는 “랩으로 휘감긴 차량을 본 사람들이 SNS에 사진을 올려 입소문을 탔다”고 말했다. 매체들은 주민들을 떠들썩하게 했던 랩 자동차의 근황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