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열흘에 달하는 이례적인 추석 황금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늘어난 연휴가 마냥 달갑지만은 않다는 사람들도 있다. 평상시보다 일감이 늘어나는 명절 노동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인 ‘명절증후군’ 때문이다.
얼마 전까지 명절증후군은 주부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로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 명절증후군을 호소하는 남성들 역시 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벌초‧귀성‧귀경으로 인한 명절 교통 대란 속에서 같은 자세로 장시간 운전한 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온몸이 긴장되고 신경이 집중된 상태로 장시간 운전을 하다 보면 피로감은 물론이고 목과 허리에 뻐근함이 생긴다. 이럴 때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 척추·경추 질환이다.
장시간 동안 허리가 구부러진 상태로 운전을 하게 되면, 척추에 부담이 생기고 이 때 주변 근육은 경직된다.
경추 역시 마찬가지다. 앞으로 내밀고 구부정한 자세를 취한 자세로 장시간 운전을 하면 과도한 근육 긴장 탓에 통증이 발생한다. 뻐근함과 저림 증상은 디스크 초기 증상일 수 있다.
따라서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단순히 운전 후유증이라고 가볍게 여길 것이 아니라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우리 몸의 요추와 경추는 C자 형태로 계단식 구조를 이루고 있다. 이는 용수철처럼 탄성을 지녀 하중을 분산시키고, 외부에서 오는 충격을 완화해준다.
그러나 잘못된 자세로 이 C자 형태가 일자형으로 변형되면 주변 근육과 인대가 약화되고 뻣뻣해진다. 이럴 경우 통증이 발생하고 작은 충격이나 자극에도 디스크 손상이 올 수 있다. 때문에 이미 이 C곡선이 변형 되어 허리와 목 주변 근‧골격계가 약해진 사람이라면 장시간 운전 시 더욱 세심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신규철 병원장(정형외과전문의)는 “운전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척추‧경추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운전 중에도 허리와 목의 C자 곡선을 유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면서
“틈틈이 스트레칭으로 긴장을 풀어주고, 목과 허리용 베개를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본래 허리가 약해져 있는 상태라면 이를 바로 잡아주는 기능성 허리베개를 운전석에 두고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몸을 시트에 최대한 밀착시켜주고 허리뼈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일 수 있어 디스크 예방 및 개선에 도움을 준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솜이나 깃털 충전재 소재로 되어 쿠션감이 느껴지는 베개는 오히려 허리 본연의 구조를 흐트러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적당히 경도가 있으며 허리의 곡선대로 몸을 밀착시킬 수 있는 베개를 사용해야 좋다.
운전을 끝낸 뒤의 취침 자세도 매우 중요하다. 일상에서 틀어진 우리 몸은 수면시간에 제자리로 돌아오려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뻣뻣하게 굳고 틀어진 허리와 목뼈의 위치를 되돌리고, 굽은 다리를 펴주기 위해서는 각각의 부위에 베개를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
헬스케어 전문 브랜드 ‘닥터신’ 관계자는
“경추 쪽은 10~12㎝ 정도 높이가 베개가 적당한데 이때 경추의 C곡선을 유지할 수 있는 베개를 사용하면 좋다”면서
“발목 밑에 기능성 베개를 사용하면 장시간 앉은 자세로 인해 굽은 무릎을 곧게 펴주는 데 효과가 있어 관절통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