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을 매료시킨 20분이었다. 공격은 과감했고, 볼 터치는 깔끔했다. 한국 축구의 기대주 이승우(19·엘라스 베로나·사진)의 성인 1군 무대 데뷔전은 성공적이었다.
이승우는 24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스타디오 마르크 안토니오 벤테고디에서 열린 라치오와의 2017-2018 이탈리아 세리에A 6라운드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베로나가 0-3으로 뒤져 있던 후반 25분 교체로 투입된 이승우는 20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승우는 지난해 3월 14일 성인 무대를 밟은 적이 있다. 당시 그는 바르셀로나B(2군) 소속으로 스페인 세군다B(3부 리그) 29라운드 예이다와의 원정경기에 교체 출전했다. 하지만 1군 성인 무대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베로나는 전반 2골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파비오 페치아 베로나 감독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수 2명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교체 투입된 알레시오 체르치와 모이즈 킨은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 줬다. 페치아 감독은 후반 15분 한 골을 더 허용하자 분위기 반전을 위해 10분 후 이승우를 투입했다. 베로나 팬들을 이승우를 향해 함성을 질렀다.
등번호 21번을 달고 나온 이승우는 왼쪽 윙어로 뛰었다. 이승우는 후반 30분 인상적인 장면을 펼쳐 보였다. 중앙으로 올라온 이승우는 킨과 볼을 주고받으며 페널티지역으로 침투했다. 그리고는 동료 선수에게 패스했다. 마지막 순간 수비수에 걸렸지만 이승우의 재능이 번뜩인 순간이었다. 3분 뒤 이승우는 첫 슈팅을 날렸다. 후방에서 날아온 베로나의 프리킥이 상대 수비수에 걸렸다. 이승우는 볼이 포물선을 그리며 자기 앞으로 오자 과감하게 그대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높이 뜬 볼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지만 이승우의 배짱이 돋보인 슈팅이었다. 이후 이승우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고, 경기는 0대 3으로 끝났다. 이승우의 볼 터치는 총 22회였고, 패스 성공률은 81.8%에 달했다.
이승우는 경기 후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라치오전 영상을 올린 뒤 “세리에A에 데뷔할 수 있어 매우 행복하다. 앞으로 더 발전하는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탈리아 현지 매체 ‘르아레나’는 “슈팅이 높이 떠서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이승우는 이날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펼쳐 보였다”고 며 “슈팅이 높이 떠서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닷컴’은 이승우에게 팀 내 공동 2위인 평점 6.40을 줬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