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명박 정권 당시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했다는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의 발표가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유 전 장관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있을 때 문화예술계를 겨냥한 그런 리스트는 없었다”며 “요새 세상이 바뀌니 그러겠구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배제하거나 지원 한다는 게 누구를 콕 집어 족집게처럼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당시 지원 현황 같은 것을 보면 금방 나올 일이다. 우린 그런 차별을 한 적이 없다”이라고 부연했다.
유 전 장관은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에 발탁돼 2011년 1월까지 약 3년 동안 장관직을 수행했다. 가장 오랜 기간 장관직을 유지한 최측근이자 MB맨으로 꼽힌다. 때문에 문화예술계 일각에선 국정원 리스트가 문체부로도 하달돼 블랙리스트에 오른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후속 조치를 주도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샀다.
공연예술인노동조합은 이명박 정부부터 구조적이고 조직적으로 관리돼 온 문서가 나온만틈 당시 장관이었던 유인촌 전 문체부장관에 대해 전면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2011년 대통령 문화특별보좌관, 2012년 예술의전당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공직을 떠난 뒤에는 2014년 초 홀스또메르를 통해 연극계에 복귀했고 2015년엔 연극 ‘페리클레스’로 대극장 무대에 올랐다. 당시 아들과 페리클레스 역을 나눠 출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국정원 개혁위원회는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이 방송인 김구라, 가수 윤도현, 영화감독 박찬욱, 배우 김민선, 작가 조정래씨를 비롯한 정부 비판 성향의 문화·연예계 인사 82명을 ‘좌파’로 분류해 특정 프로그램 배제·퇴출 등을 위해 전방위적으로 압박을 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11일 밝혔다.
또 국정원은 당시 블랙리스트 대상이 된 문성근 김여진 두 배우의 이미지 실추를 위해 합성 이미지를 제작해 유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같은 혐의로 심리전단의 팀장급 직원을 지난 22일 구속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