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익준 전혜진 정가람 주연의 영화 ‘시인의 사랑’(감독 김양희)이 비수기 가을 극장가에 의미 있는 관객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24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4일 개봉한 ‘시인의 사랑’은 10일 만인 전날 464명을 추가하며 누적 관객 수 1만명을 돌파했다. 불과 40여개의 스크린에서 이뤄낸 성과다.
‘시인의 사랑’은 인생의 어느 순간 예상치 못한 사랑을 맞닥뜨린 시인과 그의 아내, 그리고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감성 드라마.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프로젝트마켓(JPM) 극영화 피칭 부문 최우수상, 관객상 등 2관왕을 수상하며 기획 단계부터 주목을 받았다. 제42회 토론토국제영화제 공식 초청받으며 이목을 모으기도 했다.
‘시인의 사랑’의 흥행 포인트는 시인 아내 소년을 연기한 양익준 전혜진 정가람의 3인 3색 앙상블이다. 팍팍한 현실과 아름다운 시 세계에서 고뇌하는 시인 택기(양익준), 시인을 구박하면서도 세상에서 그를 가장 사랑하는 아내 강순(전혜진), 그리고 이들 앞에 나타난 함부로 아름다운 소년 세윤. 쉬이 잊히지 않을 캐릭터들은 관객의 마음을 훔치는 데 성공했다.
두 번째 흥행 요소는 제주와 시의 만남. 아름다움과 쓸쓸함을 동시에 머금은 제주도의 풍광이 캐릭터들의 진한 감정과 어우러져 강렬한 여운을 선사한다. 누구나 공감할만한 보편적인 사랑 이야기를 현택훈의 ‘마음의 곶자왈’, 김소연의 ‘그래서’, 기형도의 ‘희망’ 등 감각적인 시들을 통해 문학적으로 풀어내어 감성을 배가시킨다.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은 “이 계절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영화”라고 입을 모은다. SNS를 타고 퍼진 입소문은 N차 관람 행렬로 이어지고 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