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노무현 대통령이 성역인가?”… 정진석 발언에 들끓는 정치권

입력 2017-09-24 16:40 수정 2017-09-24 16:53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같은당 정진석 의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관련 페이스북 글로 맹비난을 받고 있는 일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의 ‘노’자만 꺼내면 용서할 수 없는 역사의 죄를 지은 양 발끈하고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난리를 친다”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에 이같은 내용의 글을 올리고 “노무현 대통령은 성역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온 정부에 적폐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과거청산을 외치며 연일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마저 흔들어 대고 있다”며 “보수진영의 대통령들은 마치 나쁜 짓을 하려고 정권을 잡은 양 무차별 조롱해대며 구악의 상징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정부는 과거를 저격해야 정권이 유지되고 그 알량한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며 “보수진영의 대통령들을 조롱하고 박해하면 할수록 자신들 진영의 전, 현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비난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정진석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이 부부싸움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대의 정치보복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에게 가한 것”이라며 이 전 대통령을 비판한 일에 대해 강하게 반박했다. 그는 “노무현의 자살이 이명박 때문이란 말인가”라면서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씨와 아들이 박연차씨로부터 수백만달러 금품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뒤 부부싸움 끝에 권씨는 가출하고, 그날 밤 혼자 남은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의 발언에 여권은 격한 분노를 쏟아냈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진석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가족에 대한 막말과 망언, 이에 부화뇌동하는 자유한국당의 행태는 그 저의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저열한 정치공세”라며 “수준이하의 막말과 망언을 쏟아낸 정 의원은 반드시 상응하는 정치적·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당과 국민의당도 일제히 정 의원의 발언에 반발했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내고 “정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잔당을 자처하고 노 전 대통령을 부관참시하는 패륜을 저지렀다”며 “유족들에게 사죄하고 법적,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철근 국민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핵과 미사일로 안보 불안감이 엄존하고 경제가 어려워 국민들은 허리가 휘는데 정치보복 주장과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망언 공방이 지금 이 시기에 국민들께 무슨 도움이 되겠나”며 “정 의원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막말과 망언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일을 꺼내들고 쟁점화시키는 것은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일을 훼방 놓는 전형적인 물타기 수법”이라고 전했다.

이형민 기자 gilel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