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 반려견 때려 죽이고 단톡방에 피 묻은 손 올린 남성

입력 2017-09-24 16:37
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여자친구의 반려견이 자신을 물었다는 이유로 우산으로 때려 죽인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은 지난달 27일 서울 강북구의 한 주택에서 여자친구의 반려견 ‘뽀샤’를 우산으로 때려 살해한 혐의로 30대 남성 A씨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사건 당시 개의 우는 소리를 들은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붙잡혔다. A씨는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경찰이 도착했을 때 뽀샤는 거의 숨을 쉬지 않았고, 집 안에서는 폭행에 사용된 것으로 보이는 부서진 우산이 발견됐다. 우산은 대가 부러질 정도로 망가져 뒤집혀 있었다. 현관에는 A씨가 휘두른 우산에 맞아 부서진 신문지 투입구의 파편이 나뒹굴었다. 또 집안 곳곳에는 뽀샤의 배설물 자국이 묻어 있었다. 연합 측은 “폭행으로 인한 공포감과 고통에 변을 지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뽀샤는 발견 직후 동물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죽었다. 

서울동물학대방지연합

A씨가 사건 후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 피 묻은 자신의 손 사진과 함께 반성의 기미가 없는 메시지를 연이어 보낸 정황도 포착됐다. 그는 “사고로 여자친구 강아지를 죽이는 바람에 (게임) 캐릭터 정리하고 게임을 접어야 할 것 같다”며 “어이가 없다. 사람이 물리고 몇 대 때렸다고 죽었는데, 사람이 물어줘야 한다니…”라고 했다.

연합은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뽀샤의 사체 부검을 의뢰했다. 그 결과 온몸에서 피하출혈이 발견됐고 심각한 간 파열이 확인됐다. 연합은 “10㎏도 채 되지 않는 개를 10배가 넘는 무게의 성인남자가 도구를 이용해 때렸는데, 개가 죽는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며 “가해자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이 널리 알려져서 동물 학대 처벌이 강화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문지연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