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미화(53)씨가 이명박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와 관련해 참고인 자격으로 검찰에 출석한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의 표창장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김씨는 지난 19일 검찰 출석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정말 부끄러움 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다니는 이 현실이 정말 어이없다”며 분노를 표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에 대한 민·형사상 고발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정진석 새누리당 의원이 20일 “어이 상실”이라며 김씨가 이 전 대통령의 이름으로 수여된 표창장을 들고 웃고 있는 사진을 올리면서 일부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김씨는 이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09년 9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09 이웃돕기 유공자 포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홍보대사를 비롯해 다수의 비영리 조직에서 기부와 자원봉사 등의 이웃 돕기를 실천해 온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다.
김씨는 2003년부터 MBC 라디오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진행을 맡아 약 8년 동안 프로그램을 이끌었다. 그러나 2011년 4월 갑작스러운 하차 압박을 받고 DJ에서 물러났다. 동시간대 청취율 1위를 유지했을 뿐 아니라 광고 판매율로 높은 수익을 얻어낸 인기 프로그램이었기에 김씨의 갑작스러운 하차를 둘러싼 외압 의혹이 불거졌다.
김씨는 지난 13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MB 정부 블랙리스트 관련) 뉴스를 들으면서 ‘아 그래서 그때 그랬구나’ 하며 퍼즐 맞추기를 하고 있다. 한 조각이 없었는데 이렇게 채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김미화의 최근 발언과 라디오 하차 시점을 보면 2009년 대통령 표창을 받은 이후 탄압이 시작됐을 공산이 크다. 김씨의 표창과 프로그램 배제의 선후 관계를 밝히기 위해서는 MB 블랙리스트 작성 시점이 검찰 수사를 통해 확인돼야 한다.
김씨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서울 광화문의 블랙리스트 관련 진상조사위 사무실로 직접 나와 공개적인 조사를 촉구하고, 피해 사례 증언도 할 예정이다.
이현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