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 시위하는 노조원들 앞에서 ‘브이’ ‘엄지척’ (영상)

입력 2017-09-21 17:10
KBS 새노조 페이스북

강규형 KBS이사가 본인의 사퇴를 촉구하는 KBS노조원들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시위 동작을 따라하는 등 기행을 일삼고 있다.

KBS본부(위원장 성재호, 이하 KBS새노조)는 지난 20일 정기 이사회에 맞춰 KBS 이사회 해체를 촉구하는 사내 집회를 열었다. 오후 4시30분쯤 강 이사가 모습을 드러내자 본관 2층에 있던 KBS본부 조합원들은 “강규형은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에 강 교수는 구호에 맞춰 팔뚝질을 하고, 피켓을 든 조합원을 끌어안는 등 노조를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보였다. 엘리베이터에 오른 후에는 조합원들을 향해 두 손으로 엄지손가락을 뻗어보였다. 만면에 미소가 가득했다.

KBS조합원들의 퇴진 구호에 맞춰 웃으며 팔뚝질을 하는 강규형 KBS이사. KBS새노조 페이스북

강 이사는 지난 19일 1인 시위를 벌이는 노조원 옆에서 손가락으로 ‘브이’를 그리며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이날 KBS새노조는 강 이사가 교수로 재직 중인 명지대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강규형 교수 KBS이사 사퇴 촉구’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KBS 새노조는 당시 강 이사가 1인 시위 조합원 옆에서 ‘브이’를 그리더니 조합원에게 어깨동무를 했다고 전했다. 조합원이 “손을 올리지 말라”고 하자 강 이사는 “당신네들은 나한테 와서 몸싸움도 하는데 이정도도 못하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이에 조합원은 “반말하지 말라”고 지적했고 강 이사는 “우리 아들 나이 같아보여서 그렇다. 수고하라”는 말을 남기고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강 이사는 2015년 박근혜 정권 당시 임명된 구여권 추천 이사다. KBS 이사회는 7명의 구여권 추천 이사와 4명의 구야권 추천 이사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KBS새노조는 강 이사가 이사회에 입성한 이래 국정농단 보도참사와 불공정 방송에 항의하는 사내 구성원들에 대한 탄압, 위법한 경영행위 등 고대영 사장 경영진의 전횡과 일탈을 두둔하고 묵인해왔다고 주장했다. KBS새노조는 “앞으로 박근혜 정부 당시 여권 추천으로 이사직에 오른 KBS 이사들에 대해 사퇴 요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