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식회계와 채용비리 등 혐의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김인식(65) 부사장이 21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 부사장은 이날 오전 8시 42분쯤 경남 사천시내 본인이 거주하던 아파트 베란다에서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회사 직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 직원은 이날 오전 김 부사장의 아내가 전화를 했으나 연락이 되지 않자 회사 직원에게 연락해 김 부사장이 살고 있던 아파트를 찾아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 부사장이 이라크 출장을 갔다가 20일 귀국해 직원들과 저녁 식사를 한 후 귀가 했다는 직원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날 오후 11시쯤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거실 테이블 위에서 발견된 김 부사장이 직접 손으로 쓴 A4용지 3장의 유서 첫 장에는 “열심히 일하려고 했고, 잘 해보려 했는데 누를 끼쳐 죄송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두 번째장과 세 번째 장은 아들과 아내, 동생 등 가족들에게 보내는 내용으로 “사랑한다. 미안하다”는 내용이 담겼으며 검찰 수사와 관련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현장 감식 결과 타살 가능성은 없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회사 관계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한편, KAI는 경영비리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하성용 전 대표의 긴급체포에 이어 김 부사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검찰은 수천억원대 분식회계를 주도하고 일감을 몰아준 대가로 협력업체 지분을 차명 보유한 혐의로 하 전 대표를 지난 20일 새벽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김 부사장은 경북 출신으로 경북고와 공군사관학교(22기)를 나왔으며, KAI에서 고등훈련기 사업처장, 항공사업단장, 한국항공우주산업 수출사업본부장, 해외사업본부장으로 일해 왔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KAI 김인식 부사장, “누를 끼쳐 죄송하다” 유서 발견
입력 2017-09-21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