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김광석(1964~1996)씨의 외동딸 서연양이 10년 전 사망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 김씨와 서연양의 사인을 비롯해 딸에게 상속된 김씨의 저작권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씨 딸 서연양의 사망은 20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가 “용인시에 살던 서연 씨가 2007년 12월23일 새벽 시간에 수원시의 한 대학병원에 이송됐다가 당일 숨졌다”고 밝히면서 확인됐다. 경찰은 “부검 결과 범죄 혐의점이 없어 종결한 사건”이라며 타살 의혹을 부인했다. 당시 부검 결과 급성폐렴이었으며 숨지기 며칠 전에도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이 확인됐다.
하지만 김씨의 아내 서해순씨가 그동안 딸의 소재를 묻는 지인들에게 ‘서연이가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말해왔던 것으로 알려져 김씨와 딸의 죽음에 대한 의혹이 커지고 있다.
김씨의 죽음과 관련해 오랜 기간 의문을 품고 추적해온 고발뉴스의 이상호 기자가 최근 감독을 맡은 영화 '김광석'이 개봉하면서 의혹이 증폭됐다. 김씨가 발달장애를 앓던 딸을 아꼈고, 그 딸을 두고 자살할리 없었다는 지인들의 증언이 영화로 나오면서 그의 죽음이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는 주장이 본격 제기됐다.
영화 '김광석'에서 이상호 기자는 김씨가 타살됐다며 아내 서씨를 주요 용의자로 지목했었다. 서씨는 영화 개봉 이후 잠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서씨는 영화 개봉 이후 자신이 운영하는 대구 김광석 스토리하우스를 비롯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딸 서연양의 죽음과 관련해서도 의혹의 커지고 있다. 서연양은 1996년 고인이 숨졌을 당시 저작권을 비롯해 재산의 상당액을 상속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씨는 그동안 딸을 대신해 음원 저작권 관리는 물론 재산권을 행사해왔다.
서연 씨가 미성년자인데다가 발달장애를 앓고 있다는 이유로 법원으로부터 금치산자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씨는 딸의 사망 사실을 숨기고 2008년 김씨의 부모와 저작권 등을 놓고 소송을 벌여 대법원에서 승소했다. 또 2014년에는 김광석 추모헌정 앨범에 대한 저작권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처럼 서씨가 김광석의 재산권에 욕심냈다는 각종 정황으로 인해 고인의 사인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김광석 사망의 진실을 밝히자는 온라인 청원이 시작됐고 서명하는 네티즌들도 늘고 있다.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 추혜선 정의당 의원 등은 '김광석법' 추진을 위해 최근 나섰다. 살해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 대해서는 공소시효 없이 재수사할 수 있도록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정지용 기자 jyje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