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심 주는 벌칙은 폭력 아닌가요?” 논란 중인 란제리 소녀시대 체벌 영상

입력 2017-09-21 07:33

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기는 체벌 장면이 방영돼 네티즌들 사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70년대 학창시절에 대한 추억을 소환한 장면이라는 의견과 반대로 성희롱 폭력이 버젓이 방송됐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지난 19일 KBS2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에서는 호랑이 수학 선생님인 인교진이 수학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한 보나(이정희)와 도희(민도희) 등 4명의 학생을 체벌하는 장면이 방영됐다. 방송에서 인교진은 “이 개, 돼지만도 못한 가스나들아. 여 박해주가 푼 거 봐라. 이거 하나의 예술작품 같지 않나, 똑같이 밥을 처먹으면서 되게 다르노”라고 소리쳤다.

이후 체벌이 시작됐다. 체벌은 여학생들의 브래지어 끈을 잡아당기는 것이다. 첫 순서로 이정희가 나섰고 인교진은 “준비하시고”라고 외쳤다. 이정희는 눈을 질끈 감았다. 이때 모범생 채서진(박혜주 역)이 손을 들며 이의를 제기했다.

채서진은 “그런 벌칙은 하지 말아주면 좋겠다. 바르게 지도하려는 건 잘 알겠지만 여학생의 속옷을 이용한 벌칙은 해당 학생에게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는 행위다”라며 “수치심을 주는 벌칙이라면 그것은 벌칙을 넘어선 이해할 수 없는 폭력 아니겠냐”고 항의했다. 학생의 항의에 정색하던 인교진은 잠시 생각에 잠긴 뒤 태도를 바꿔 채서진의 의견을 수용했다.

이 같은 장면이 공개되자 네티즌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70년대 정말 저런 체벌이 있었냐는 의견과 변태 같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반면 학창시절 추억이 떠오른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금 같았으면 성희롱‧성폭력이라고 난리 났을 듯” “시대가 바뀌어서 그렇지 저보다 더한 체벌도 많았다” “브래지어 끈 잡아당기는 거 보고충격 받았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한편 평론가 김용희씨가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란제리 소녀시대’는 1970년대 후반 대구를 배경으로 그곳에서 살던 여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