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김광석’ 포스터에 김광석이 없는 이유

입력 2017-09-20 17:49 수정 2017-09-25 09:06

자살로 알려진 故 김광석의 죽음을 추적하는 다큐멘터리 영화 ‘김광석’이 8월 30일에 개봉했다. 

‘김광석’을 주제로 한 영화임에도 영화 포스터에서는 김광석의 얼굴을 찾아볼 수 없다. 포스터에 나와있는 남자는 영화를 만든 이상호 감독이다.

2016년 김광석과 관련된 뮤지컬이 세 편이나 등장했다. 하지만 세 편 중 두 편인 ‘바람이 불어오는 곳’, ‘그날들’의 포스터에도 역시 김광석의 사진은 없다.
 
왜 그런 것일까. 포스터에 숨겨진 비밀은 바로 저작권이다. 김광석의 사진을 사용할 수 있는 초상권과 이름을 쓸 수 있는 성명권 그리고 그의 자작곡에 대한 모든 권리는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이 대표로 있는 (주)위드삼삼뮤직이 갖고 있다. 

초상권·성명권·자작곡에 대한 편곡 허락을 받지 못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그날들’에는 김광석 뮤지컬임에도 불구하고 김광석의 이름과 사진이 모두 빠졌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원래 제목은 ‘김광석,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었다. 포스터에도 김광석의 사진이 들어가 있었다. 그러나 위드삼삼뮤직은 김광석의 ‘퍼블리시티권’을 침해했다고 항의했고 주최측은 제목과 포스터를 바꿔야 했다. 퍼블리시티권은 유명인의 성명이나 초상을 사용할 권리를 의미한다.

뮤지컬 ‘그날들’은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일어나’ 등의 히트곡을 뮤지컬에 사용하지 않았다. 원곡을 그대로 썼던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달리 ‘그날들’은 원곡을 편집하는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에 김광석의 자작곡을 아예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다. 

영화 ‘김광석’의 이상호 감독은 이러한 저작권 문제를 알고 있음에도 영화 제목을 고인의 이름으로 정했다. ‘소송을 할테면 해보라’라는 심정인 것이다. 포스팅 역시 김광석의 사진을 넣고 싶었지만 그럴 경우 아예 출판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자신의 사진을 넣은 것이라고 한 팟캐스트에서 밝힌 적 있다.

“서연이는 미국에서 잘 지내고 있다”는 서해순의 말과 달리 故김광석의 딸 김서연이 10년전인 2007년 사망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서해순은 현재 자취를 감춘 상태이다.

민다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