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에서 대립한 트럼프와 마크롱…‘자국 우선주의’ vs ‘다자협력’

입력 2017-09-20 11:59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운 반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국제협력과 다자주의를 옹호하면서 트럼프와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가 직면한 지구온난화, 전쟁, 테러리즘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자주의가 가장 효율적 방법”이라며 “우리를 보호하는 현실적 비전”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 우선주의’와는 정반대의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나는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미국을 우선할 것”이라며 “미국은 이 세계와 동맹들에게 영원히 좋은 친구가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이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하는 일방적 거래를 하거나 이용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 폐기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보였다. 그는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이 불완전하다고 생각하지만 난 그에게 대안이 뭐냐고 묻고 싶다.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핵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을 완전 파괴할 수 있다’고 위협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평화적 해법을 강조했다. 그는 “북한은 군사적 긴장 악화에서 주요 한계점을 넘었다”면서도 “중국을 포함한 우리의 책임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불러오는 것이다. 협상의 문을 닫는 어떠한 긴장 고조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연설 전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로켓맨’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단어로 강하게 압박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만약 미국과 동맹국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해 총회장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CNN은 “어떤 미국 대통령도 전세계에 이런 식으로 말한 적은 없다”며 “호전적이고, 민족주의적 주장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