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파문 후 미국 대신 도미니카로 떠나는 강정호 심경고백

입력 2017-09-20 08:03
사진=뉴시스

“야구를 떠나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말을 했을 때 당연히 미국에 갈 줄 알았다”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나는 강정호가 음주운전 파문으로 1년 가까이 그라운드를 떠났던 심경을 밝혔다. 그는 모든 게 자신의 잘못이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도미니카에에서는 야구만 하겠다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강정호는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음주 사고로 실망한 팬들에게 “야구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야구를 떠나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그 말을 했을 때 당연히 미국에 갈 줄 알았다. 생각이 깊지 못했다. 반성하고 있다”는 심경을 털어놨다.

강정호는 또 “곧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난다”고 전하며 “도미니칸리그 개막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1년 만에 실전 경기를 치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한 강정호는 “그곳에서 죄송한 마음을 안고 최선을 다해 뛰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지난해 12일 서울 도심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를 일으켜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강정호는 미국 취업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올 시즌 피츠버그 구단에 합류하지 못했다.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려버린 강정호를 위해 피츠버그 구단은 도미니칸리그 아길라스 시바에냐스와 계약을 주선했다.

한국 국민은 비자면제협정 체결국으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90일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아길라스는 10월14일 윈터리그 첫 경기를 치르며 12월16일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강정호는 “피츠버그 구단이 많이 도와줬다”며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실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팬들의 응원이 그립다고 한 강정호는 리틀 야구와 독립리그 팀에 재능기부를 했다는 근황도 전했다.

“처음엔 두렵고 창피하기도 했다”고 한 강정호는 “하지만 학생들이 반겨줬다. 그런걸 보며 내가 무슨 일을 했나는 생각도 했다. 이제부터라도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다”고 했다. 부상에 대해서는 “몸은 정말 좋아졌다. 작년까지만 해도 무릎 통증이 있었는데 지금은 좋아져 수비 훈련도 강도 높게 한다”는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