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폭행 가해자 부모 “맞을 짓을 했으니 맞지 않았을까”

입력 2017-09-19 15:07
리얼스토리 눈

강릉 여중생 집단 폭행 가해자 부모가 “(피해자가)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는데요”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 MBC ‘리얼스토리 눈’에서는 피해자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가해자 부모들의 무책임한 행태가 고스란히 전달됐다.  

피해자 A양과 가해자들은 지난 7월 17일 새벽 강릉 경포 해변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있었다. 5명의 학생들이 “쌓인 것이 있다”며 A양을 폭행하기 시작했고 날이 밝자 이들 중 한 명의 자취방으로 데리고 가 또다시 폭행했다. 폭행당하는 A양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찍어 SNS로 공유하기도 했다. 그렇게 피해자는 7시간 동안 폭행을 당했다.



가해자 부모들은 사건이 온라인에 일파만파 퍼지자 피해자 언니에게 전화해 “(SNS에 피해자 사진을) 누가 올렸냐. 네가 올렸어요?”라고 따졌다. 한 가해자 어머니는 A양의 언니에게 전화해 “(SNS에 가해자 사진을) 누가 올렸냐. 네가 올렸어? 아가씨가 했든 안 했든 아가씨가 이걸 퍼트렸을 거 아냐”고 했다. 이어 “지금 (가해자) 엄마들끼리 만나서 너희들 다 고발할 거거든?”이라는 말도 내뱉었다.

또 다른 가해자 가족은 “(가해자한테 물어보니) ‘나는 때린 적이 없다’고 하더라”며 “(피해자가) 맞을 짓을 했으니까 맞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하는데요”라고 말했다. 실제로 가해자 부모는 이전부터 피해자 가족에게 “애들끼리 얼굴 좀 다친 거 가지고 왜 그러냐”며 “변호사를 선임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언니 역시 가해자와 가해자 부모가 “사건 이후로도 사과 한마디 않고 지금까지 당당한 행동을 보였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잘못했으니 때린 것”이라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강릉 경찰서는 뒤늦게 가해자 4명 중 2명을 구속했다.

박세원 기자 sewonpark@kmib.co.kr